'T전화'의 재발견…재택근무 필수템 된 '그룹통화'

SK텔레콤 직원이 재택근무 중에 마이크로소프트(MS) 협업 메신저 '팀즈'(Teams)로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이 모바일 회사지만 이번처럼 100명이 그룹 통화를 시도하는 건 처음이다. 우리는 지금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8일 전사 임원회의에서 재택근무 연장을 결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이번 재택근무 시행이 그간 개발해온 스마트 오피스를 비롯한 업무 인프라를 다양하게 적용하는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SK텔레콤 임원 100명이 참여한 이날 원격회의는 ‘T그룹통화’를 활용해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재택근무 기간 중 박정호 사장과 임원진의 그룹통화 회의는 매주 진행되고 있다.
하루에도 2~3번 그룹통화로 회의…"손보다 말이 편해"
코로나19(COVID-19) 국내 확산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 기간도 장기화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재택근무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해 오는 15일까지로 늘렸다. 다른 기업들도 속속 재택근무를 연장하며 비대면 회의 방식인 영상 통화나 그룹 통화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T전화(그룹통화)·T그룹통화 발신량이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늘어난 지난달 25일 이후 하루 평균 1만7300건을 기록했다. 재택근무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 1월(1만2500건) 평균 발신량보다 38%나 늘었다.

T전화는 SK텔레콤이 2014년 2월 이통3사 중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 통화 플랫폼이다. T전화 내 그룹통화 기능은 2014년 8월 추가됐다. T그룹통화는 그보다도 먼저 'T그룹 온' 이라는 이름으로 2013년 6월 출시된 앱이다. 그동안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장기화되자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사 재택근무에 돌입한 SK텔레콤 직원들도 T전화(그룹통화)와 T그룹통화를 수시로 사용한다. 소규모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할 때도 있지만, 팀 전원이나 타부서가 함께 하는 회의는 모두 ‘T그룹통화’로 한다. SK텔레콤 직원 A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카카오톡이나 메신저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타이핑을 하는 것보다 말이 빠르니 의사소통도 수월하다”며 “여러 명이 참여하지만 통화 지연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불편함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얼굴을 볼 수 없어 여러 명이 동시에 발언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상대방 목소리가 혼선돼 한사람 목소리만 들린다. B 임원은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지만 회의 참가자들이 요령이 생겨 이젠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령 “김XX. 발언하겠습니다”라며 발언하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는 귀띔이다.
최대 100명까지 동시 통화받는 'T그룹통화'…받는 사람은 앱설치 안해도 OK

SK텔레콤의 T그룹통화 화면

T전화 그룹통화 기능은 최대 30명까지 함께 통화가 가능하다. 전화를 거는 사람만 T전화 앱이 있으면 받는 사람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수신자가 다른 통신사 이용자라도 상관없다. 통화료는 그룹통화를 시도한 사람에게만 부과된다. 통화료 외 별도 이용요금도 없다. 사진·문서 등을 공유하는 ‘콘텐츠 공유’ 기능도 제공한다.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회의나 공지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최대 100명까지 동시 통화가 가능한 그룹통화·컨퍼런스콜 전용 앱 ‘T그룹통화’를 쓰면 된다. T그룹통화는 이통사 상관없이 원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발신자만 앱을 설치하면 수신자는 앱 없이 통신사 무관하게 그룹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대인원 컨퍼런스콜에 최적화된 T그룹통화는 ‘오픈청취’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인원수 제약 없이 다수에게 음성 전달이 가능해 재택근무 중인 구성원에게 일괄 공지방송을 전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원격업무 시스템이나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지만 인프라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은 대응이 어렵다”며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T전화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