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MB필터도 수출 금지…긴급수급조정조치

4일 오후 경기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한 보건용 마스크 원자재 생산업체 이엔에치에서 직원들이 헤파필터를 생산하고 있다. 2020.2.4./사진=뉴스1

보건용 마스크 핵심 소재인 필터용 멜트블로운(Melt-Blown·MB) 부직포에 대한 일일 생산·수출·판매량 신고가 의무화되고, 해외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부가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해 원자재인 MB 부직포까지 긴급수급조정조치 적용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오는 6일 0시부터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긴급수급조정조치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6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재정·경제상 위기, 수급조절 기능이 마비돼 수급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공급·출고 등에 대한 긴급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미 마스크, 손소독제에 대해선 지난달 12일부터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생산업자는 매일 △설비가동현황 △생산량 △출고량 △출고처 △출고단가 △수출량 △재고량 등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신고해야 한다. 판매업자도 △구매량 △구매처 △구매단가 △판매량 △판매처 △판매단가 △수출량 △재고량 신고 의무를 갖는다.

산업부는 생산업자와 판매업자에 대해 생산·출고·판매시 수량, 출고·판매처 등 조정을 명령할 수 있게 된다. 조정명령에 따라 필요할 경우 원자재 공급, 제조인력 지원 등 물적, 인적, 행정적 지원도 가능하다.


해외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부득이한 사유로 수출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약국에 공적 마스크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가 마스크에 이어 MB 부직포에 대해 수급을 통제하는 강력 조치에 나선 것은 마스크 부족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마스크 생산 물량 확대를 독려하고 있으나 핵심 소재인 MB 부직포 부족으로 일부 중소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중단 위기에 놓였다. 수요 급증으로 국내 재고가 떨어져가는데다 중국산 수입도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일 0시부터 생산되거나 판매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함께 부과하는 일도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고시를 통해 MB 부직포의 생산과 유통흐름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신규설비 증설 △생산설비 전환 △생산효율 증대 △수입 대체 등을 통해 MB 부직포 공급 능력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생산·출고 및 판매시 수량, 출고·판매처 등의 조정을 명령하고, 이를 통해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가 원활하게 공급돼 마스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총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