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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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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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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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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할까
저금리가 오래 계속되다 보니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래서 경제가 조금만 나빠져도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중앙은행을 압박한다. 중앙은행도 금리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COVID-19)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위험에 처하자 연준이 전격적으로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긴급 전화회의를 한 직후였다. 이 회의에서 각국은 적절한 정책도구를 사용할 것을 약속했지만 공동 금리인하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내놓지는 못했다. 유럽 선진국 금리가 0%여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이 얼마나 금리인하를 가볍게 생각하는지 드러났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표면에 내세웠지만 직접적 계기는 주가하락이었다. 주가 때문에 경제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금리를 크게 내린 것이다.
 
금리인하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낮은 금리가 오래 계속되면서 영향력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 연준이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를 세 번 내린 덕분에 9월부터 주가 상승이 시작돼 최근 끝이 났다. 금리인하 효과가 6개월간 주가를 25%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0년 1차 금융완화와 2013년 2차 금융완화 때 미국 주식시장이 2~3년에 걸쳐 각각 250%와 160%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그만큼 금리인하 영향력이 약해진 것인데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내리더라도 성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처지가 비슷하다. 지난해 7월과 10월 한국은행이 두 번 금리를 내렸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소비나 투자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이런 현상은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상태에선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도 기업 대출이 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다. 경기침체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경우 은행은 조달비용 감소보다 부실이 증가하는 역효과를 볼 수 있어 대출을 꺼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고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금 국내 기준금리는 1.25%다. 금리를 한번 인하하면 1.0%가 되고 두 번 인하하면 0%대 금리가 된다. 1.0%도 한국은행이 가보지 않은 길인데 0%대 금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최악의 경우 금리를 내려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질 수 있다. 경기가 얼마나 나쁘면 일본과 유럽 선진국들이나 쓰는 0%대 금리를 시행하느냐는 얘기가 나온다면 이는 경제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부동산이다. 지금도 집값이 비싸 난리인데 금리인하로 가격이 더 오르면 통제가 힘들어진다. 부동산에 버블이 만들어지면 우리 경제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코로나19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코로나19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경제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길어봐야 상반기까지다. 하반기가 되면 억눌렸던 수요와 그동안 시행한 경기 부양대책이 힘을 발휘하면서 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산버블은 다르다. 문제가 생길 경우 치유가 힘들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 건 의미있는 일이 아니다. 기대하고 있는 경제심리 개선에도 역할을 하지 못한다. 금리인하에 신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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