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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은 시작일 뿐…이대로면 '팀코리아' 원전수출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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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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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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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호기 공사현장 전경. 원자로가 설치될 원통형 원자로건물의 외벽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호기 공사현장 전경. 원자로가 설치될 원통형 원자로건물의 외벽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탈(脫)원전 정책 3년 만에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이자 원전 수출 '팀코리아'의 핵심멤버인 두산중공업이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으로 대표되는 원전 산업계의 위기는 '예정된 결과'라며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한국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꿈꾸는 '원전 수출 강국'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감 부족 시달리는 원전업계…"말라죽을 위기"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전경/사진제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전경/사진제공=두산중공업

12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에 이어 일부 휴업을 검토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는 동시에 원전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소 협력업체도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가 맺은 신규 납품 계약 건수는 2016년 2836건에서 지난해 1105건으로 61% 급감했다. 두산중공업과 계약한 협력업체 수도 같은 기간 325곳에서 219곳으로 33% 줄었다.

고사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인력 유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2016~2018년 두산중공업을 떠난 직원은 444명에 이른다. 53개 사내협력업체 직원도 2016년 1171명에서 2018년 1002명으로 감소했다. 숙련된 기술 인재들이 중국 등 해외 경쟁국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커졌다.

원전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앞으로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중인 원전은 신한울 1·2호기(2021년 준공 예정)와 신고리 5·6호기(2024년)다. 정부가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한 만큼 사실상 국내 마지막 원전인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끝나면 협력업체는 수주절벽 앞에 선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김명자 사단법인 서울국제포럼 회장은 "탈원전 충격은 꼭 두산중공업 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생태계의 문제로,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전환은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과제이지만 너무나 급격한 정책 전환을 택했기에 타격은 예정됐던 일"이라며 "특정기업에 책임을 돌릴 수 없고 정부가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휘청이는 韓 원전산업…해외 수주에도 빨간불


한국의 첫 수출 원자력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2호기./사진제공=한국전력
한국의 첫 수출 원자력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2호기./사진제공=한국전력

정부는 해외 원전 수출을 통해 원전 산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DC)을 취득하는 등 우수성이 인정된 한국신형원전(APR1400)으로 국내 대신 해외에서 일감을 찾겠다는 얘기다.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제3국 원전시장이 공략 대상이다.

하지만 원전 생태계 붕괴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해외 수주는 언감생심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은 "탈원전을 하면서 다른나라에 원전을 수출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모순"이라며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우수 인력이 오지 않는 나라에 고도의 기술력 없인 할 수 없는 원자력 사업을 안심하고 맡길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정책을 연구해 온 많은 전문가들도 탈원전 정책이 원전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 주최 토론에서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전 4기를 수주하는 감격을 맛본지 10년이 되는 지금 한국은 수출 강대국 대열에서 탈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며 "현 정부의 원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바뀌지 않는한 원전 시장을 경쟁국에 모두 빼앗길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정부는 탈원전 하에서도 원전 수출은 추진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며 "신한울 3·4호기의 즉각적인 건설재개를 통해 탈원전으로 인한 우리나라 원전 산업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도입국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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