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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마음돌봄과 심리적 방역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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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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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리 심리치유센터 해내 센터장

갑자기 일어나는 노여움, 슬픔, 기쁨, 두려움 따위의 급격한 감정을 정동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동이 계절을 탄다. 계절성 우울증 혹은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한다. 특정 계절에만 몸이 나른해지고, 우울해지고, 기분이 저하되는 증상인데, 정신과적인 질환이 없는 사람도 15% 정도 가을과 겨울에 이런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2~3% 정도는 계절성 정동장애를 경험한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계절에 따른 일조량의 변화로 기온이 낮아지고 주위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빛을 쬐면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대표적 신경전달물질들인 멜라토닌, 세로토닌, 도파민이 많이 생성돼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데, 가을과 겨울이 되면 일조량과 활동량이 줄어 호르몬 분비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체리듬이 흐트러지면서 우울해진다.

거리에 봄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꽃샘추위로 겨울의 그림자가 남아있어 계절성 정동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방위적 불안과 건강염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수의 증가로 불안과 우울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우울증’이다.

우미리 센터장/사진제공=심리치유센터 해내
우미리 센터장/사진제공=심리치유센터 해내
프랑스 문학가 로베르 앙텔므의 자전적 소설이자 강제수용소 증언문학의 고전 ‘인류’ 머리말에 이런 글귀가 있다. “여기에 내가 겪었던 것을 옮겨 적는다. 그곳의 공포는 거대한 것이 아니었다. 간더스하임에는 가스실도, 시체 소각장도 없었다. 그곳의 공포는 어둠, 지표의 절대적 부재, 고독, 끊이지 않는 억압, 점진적 소멸이었다. 우리 투쟁의 원동력은 끝까지 인간으로 남겠다는 필사적 요구, 그마저도 거의 언제나 고독한 필사적 요구였다.” 제2차 세계대전 수용소의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는 최대의 저항이자 임무, 신성한 과업이었다. 작가는 ‘인류’를 통해 ‘단지 고통 속에 함께 있음으로써의 저항’, ‘타자에 대한 무한한 인정으로써의 우정’을 기술했다. 오늘의 상황을 감히 제2차 세계대전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우리도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벌이며 대항하고 있다. 수용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마음 편히 외출하지 못하며 자택에 감금 아닌 감금으로, 죄수복은 아니지만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일상이 사라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에게도 ‘살아남기’는 감염에 대한, 감염으로 파생한 고통에, 최대의 저항이자 임무, 신성한 과업이다.

과거 이래로 재난과 재해는 우리 삶의 주변에 발생돼 왔다. 그러나 특정지역, 특정인, 특정사건으로 모든 개인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다른 재난과 다른 것은 모든 개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와 단절된 삶은 관계를 중요시 하는 한국인의 삶에 사회적 단절감으로 어려움을 준다. 그러나 극한 상황일수록 이타적인 감정이 필요하다. 개인의 이기와 안일함은 모두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평상심을 갖고 다른 쪽으로 관심사를 돌리는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심리상담을 하며 ‘마음돌봄’을 하고 있다. 모두의 마음이 다시 겨울로 꽁꽁 얼어가고 있는데 거리엔 봄이 오고 있다. 사람들이 밀집돼 있지 않는 가까운 공원에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산책, 스트레칭, 긍정적인 생각, 감사의 마음과 소소한 일을 하며 신경을 완화하고 안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 독서와 활동으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보자. 무엇보다도 감염과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의 존재의 자리에서 성실함으로 ‘살아가기’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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