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대응, 우리가 잘했다" 자평하는 이유는?

뉴시스

전세계 곳곳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가운데 일본에선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일본 내에선 이 같은 일본의 결정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다는 자평이 이어진다.

일본 경제학자 오바타 이사오는 16일 일본판 뉴스위크지에 '일본이 신종폐렴(코로나19)에 강한 이유'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관련해 일본에 전세계의 비판이 쇄도했던 게 사실이지만, 유럽까지 퍼진 지금 돌이켜보면 일본은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아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일본의 전반적 의료 수준이 높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고, 일본 빈곤층의 생활수준이 다른 나라 빈곤층의 수준보다 낫기 때문에 전염병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공공 의료 시스템의 뛰어난 점들을 다시금 짚어 볼 여지가 있다"며 "재정 건정성엔 우려의 여지가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선 따로 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5일 (현지시간)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 속 이탈리아 밀라노 슈퍼마켓의 텅 빈 선반의 모습이 보인다. AFP=뉴스1

그는 각 나라에서 사재기 등 코로나19로 인한 공포가 표출되고 있는 데 대해선 "유럽에서 특히 코로나19 공포가 크게 나타나는데, 유럽은 이민 등으로 인해 사회가 분절돼있고 이민자 등은 보통 의료 혜택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공포감이 더 극대화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국의 '집단 면역' 코로나19 대응법에 대해선 비판했다. 그는 "영국의 집단면역 대응법을 내놓은 이들은, 재정적 여유가 있고 위생적인 환경에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다수의 일반 국민에겐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를 봉쇄하지 않는 대신 일정 집단 내 사람 대부분이 특정 질병에 걸리고, 이에 따라 면역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단 전체가 저항력이 향상되는 '집단 면역'을 대응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오바타의 분석은 일본의 다수 지식인이나 관료들의 시각과 일치한다. 일본 지식인들도 코로나19 관련 일본 정부의 결정이나 일본 의료체계가 뛰어나다고 발언하고 있다.

재무성 관료 출신인 다카하시 요이치 가에쓰대 교수는 지난 12일 일본 인터넷 매체 J-CAST뉴스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많은 진단하는 데 비판적 의견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실제 100만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검사하면 정말 감염된 사람은 아마 10명 정도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그 10명을 찾기 위해 귀중한 의료 자원을 사용하게 되고 PCR진단의 오판률이 30~50%라고 생각할 때 오판이 반복돼 결과적으로 의료현장이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10일(현지시간) 마크 핸들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본인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곡선을 공개했다. /사진=마크 핸들리 교수

앞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도 지난 4일 'JB 프레스'에 글을 기고해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이 일본의 그것을 '능가'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의료붕괴'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해 확진자 대부분이 연수원 등에 고립돼 의료인들의 집중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적은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올림픽 강행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일본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며 "일본의 인구 1만 명당 코로나 확진자는 0.06명으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보다 적은 수준이다. 비상사태를 선언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일 밤 기준 1547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총 3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