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맞아요?" 참석자 400여명 '한산', 지정좌석제 등장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주총 시작 10분 전인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사진=이정혁 기자

18일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수원컨벤션센터는 지난해 1000여 명이 몰린 '주총 대란'과 대조적으로 코로나19 우려로 주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주총장 인근의 교통 체증 우려로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정작 지하 주차장은 텅 비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는 400여명 정도의 주주들만이 참석했다.

주총 현장은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돼서야 삼삼오오 주주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렸던 주총에 무려 1000여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룬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지난해 주총에도 참석했다는 한 주주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빈자리가 많을 줄은 몰랐다"며 "모든 주주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일일이 나눠주는 등 위생관리에 상당히 신경쓴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혼잡을 막기 위해 10년 만에 처음 외부 장소를 빌려 주총장을 꾸렸다. 이날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에는 1500석이 준비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400여명의 주주만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총장 입구에 설치된 코로나19 관련 주의 사항/사진=이정혁 기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삼성전자는 지난 5일부터 주총 당일까지 주총이 열리는 컨벤션센터를 매일 방역했다. 외부에 코로나19 대응소 3개를 마련하고 음압 텐트와 함께 구급차 4대도 지상 주차장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주주들의 진료를 위해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상주했다.


1층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한 주주들은 라텍스 고무장갑을 착용한 진행 요원들에게 비접촉 체온계로 온도를 재고 별다른 이상이 없어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주주 발언 때도 일회용 마이크 위생 커버와 길쭉한 마이크 봉이 사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처음 지정 좌석제를 실시했다"며 "주주들의 의자 간격도 2석씩 배치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AI(인공지능)와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증대, 5G(5세대 통신) 통신망의 본격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사업과 별도로 주주가치 제고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최초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기업지배구조를 한층 더 개선했다"며 "외부 독립 조직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엄격한 준법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요원들이 주주들의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사진=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