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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코로나 진단국' 왕관 쓴 한국…美 제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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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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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메르스 실패 반면교사 삼아 신속한 초기 대응 美, 잘못된 매뉴얼로 움직이며 키트 수요 못 맞춰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자가 격리된 이들을 위해 식품 등을 포장하고 배달하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면서 세계의 누리꾼들로부터 찬사를 얻고 있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제공) 2020.3.16/뉴스1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자가 격리된 이들을 위해 식품 등을 포장하고 배달하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면서 세계의 누리꾼들로부터 찬사를 얻고 있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제공) 2020.3.16/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지구촌이 공포에 빠진 가운데 한국의 코로나 대처가 모범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의료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코로나19 진단국으로 등극한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한국은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발병 초기 정부와 민간이 신속하게 움직이며 진단 키트 준비에 나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의 방역 실패 경험이 '입에 쓰고 몸에 좋은 약'이 됐다. 여기에 드라이브스루 같은 창의성까지 발휘하며 예상 못한 발병자 급증에도 신속하게 대처했다.

한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경 폐쇄를 통한 인적 교류 차단에 중점을 두었던 세계 각국의 대처 방식과 비교된다. 특히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자랑하던 미국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 한국은 두세수 앞을 보고 대책 내놓아 : 한국의 경우 전염병의 확산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그 이후의 대처 방안에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둑으로 치면 ‘두세 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인 셈이다.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 임상의, 공무원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한국보다 코로나19 대처에 뒤처지는 이유는 양국의 공중보건 시스템 수준 차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관리절차가 간소하고, 지도력은 과감하며, 임기응변을 특징으로 한다. 반면에 미국은 관리절차가 복잡하고, 지도력은 지나치게 신중하며, 규약에 의존해 행동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을 찾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 제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을 찾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 제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韓, 메르스 반면교사 삼아 신속하게 대처 : 설날 직후인 지난 1월27일, 한국의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질본)는 한 기차역에 마련된 회의실로 의료기기 업체 대표들 20여명을 긴급 소환해 코로나19 발병과 유행병으로의 전개 가능성에 대한 긴급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발병 사례가 본격적으로 급증하는 추세였지만 한국에서는 발병 사례가 4건에 불과했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효과적인 진단 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업체들에 대해 신속한 규제 승인을 공언했다.

질본의 이상원 감염병진단관리과장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유행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군대처럼 일사천리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회의 일주일 후인 2월4일 한국의 질본은 코젠바이오텍의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내줬다. 곧이어 다른 업체들도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한국 질본은 "시험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진단 키트 제조업체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빠른 대응은 과거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백묘아 코젠바이오텍 상무는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 정부는 느린 대응과 투명성 부족을 크게 비판 받았다. 2017년 다른 문제로 인해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당시 한국의 메르스 감염자는 186명, 사망자는 38명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내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상원 과장은 "우리는 그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너무 많이 다쳤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 속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방역요원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자동차의 운전자를 상대로 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 속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방역요원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자동차의 운전자를 상대로 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韓, 획기적인 '드라이브 스루'로 위기 넘겨 : 2월 중순 이후 한국은 매일 수천명의 사람들을 테스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별도 선별진료소 운용을 시작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차역 회의가 끝난 지 7주 후에 한국에서는 29만명 이상이 검진을 받았고 이중 8000명 이상의 감염자를 확인했다. 현재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2주 전 909명이었던 것이 전날 93명으로 줄었다.

위기도 있었다. 2월 중순께 대구의 한 사이비종교 시설인 신천지교회에서 분별력 없는 대부분의 신도들을 중심으로 느닷없이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이에 2월26일 대구시는 즉각 증세가 없는 사람들을 포함,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상대로 검진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10일이 되자 대구에서는 약 1만 명의 신천지 신도들 중 거의 모두를 검진했고, 이중 약 40%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현재 이 도시는 감염자의 3/4를차지하고 있지만 신규 감염 사례는 급감했다. 전날 대구 지역 신규 감염자 수는 46건으로 2월29일 정점인 741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미국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증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힌 가운데 23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0.2.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미국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증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힌 가운데 23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0.2.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美, 진단 키트 수요 못 맞추고 우왕좌왕 : 미국의 코로나19 대처 모습은 한국의 신속한 조치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날 첫 사례가 포착됐지만 진단 키트 수요에 신속하게 부응하지 못했다.

인구 3억3000만명인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검진이 약 6만건에 불과하며 검진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진단 결과가 나오는 시간도 한국은 6시간인데 비해 미국은 수일이 걸리고 결함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지는 "미국의 코로나19 테스트 키트 부족은 치욕이며 전염병과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으로 비친다"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미국은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감염되었고 그들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네브라스카대 의료센터의 감염병 전문가 제임스 로러 박사는 미국의 감염자는 현재 7000여명이지만 수개월 후 9600만명이 감염되고 48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새슬 기자
12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새슬 기자

◇ 美, 잘못된 매뉴얼로 코로나19 대처 : 한국은 초기부터 민간 부문을 활용해 검사 키트를 개발했지만, 미국은 관례대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진단 키트에 의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외부 실험실과의 논의가 시작된 지 5주가 지난 2월29일까지도 CDC 진단 키트 외에는 승인을 주지 않았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한국이 위험을 감수하고 진단 키트를 먼저 활용하면서 효과성을 개선해 나간 반면, 미국은 사용 전에 정확성을 높이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이 전방위로 검진을 확대할 때 미국은 중국 등 핫스팟 지역 방문자나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들만 검진 대상으로 삼아 확산을 억제할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밴더빌트 의과대학의 예방의학과 전염병 교수인 윌리엄 섀프너 박사는 CDC와 FDA가 기존의 행동 매뉴얼을 지나치게 오래 고수했다고 말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 안전 센터의 아메쉬 아달자 박사는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결함을 드러낸 진단 키트와 함께 정말 엉망진창이었다"고 지적했다.

2월 중순 현재 미국 CDC는 여전히 미 전역의 진단 키트 공급자였고, 다른 연구소들은 FDA의 승인 없이는 자체 테스트도 시행할 수 없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덴버콜리시엄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드라이브 스루(승차진료)'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4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덴버콜리시엄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드라이브 스루(승차진료)'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美, '드라이브 스루' 도입하고 한국산 진단 키트 수입 : 지난주 미국 하원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라울 루이즈 민주당 미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FDA 위원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왜 미국이 한국처럼 못하는지 맹비난했다.

루이즈 하원의원은 "우리도 한국처럼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반장에게 제안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일부 병원과 콜로라도, 뉴욕, 텍사스 등 일부 지역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루이즈 하원의원은 그러나 미국이 한국이 성취한 것에 접근하기까지는 아직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며 "어쩌면 우리는 한국산 검진 키트 구매를 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다.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는 전 세계 여러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산 진단 키트가 부정확하다고 비판했던 미국도 그 중 하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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