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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하는데 '공포지수'가 떨어진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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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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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00>당신의 공포지수는 얼마입니까?…폭락장에서 버티기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증시 폭락하는데 '공포지수'가 떨어진다…왜?
지난 16일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2997.10 포인트, -12.93% 폭락해 199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날, ‘월가의 공포지수’(fear gauge)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82.69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금까지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20일 80.86이었습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론 2008년 10월 24일 89.53이 최고치입니다.

CBOE 변동성지수는 1993년 처음 만들어지고 2003년 9월 22일 새롭게 개편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16일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식투자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공포지수’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2009년 4월 13일부터 산출·발표돼 온 코스피200 변동성지수(K-VIX)는 지난 13일 53.86으로 마감해 2011년 8월 9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인 50.11를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16일과 17일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했고, 17일에는 장중 한때 70.51까지 치솟아 역대 장중 최고치 70.33 기록마저 갈아치웠습니다.

그리고 19일 코스피지수가 -133.56포인트, -8.39% 떨어져 1956년 한국거래소 개장 이래 하루 최대 하락폭을 경신한 날, 공포지수는 69.24로 급등해 마감했습니다. 이날 공포지수는 장중에 71.75까지 올랐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공포지수가 역대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심의 정도가 미국 월가보다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미국 뉴욕증시에선 공포지수가 아직 역대 장중 최고치를 뚫고 올라가진 않았습니다.

공포지수는 옵션시장 투자자들이 30일 후 예상하는 기초자산 변동성을 나타낸 지수입니다. 옵션은 위험도가 매우 높은 파생상품으로 옵션시장의 참여자들은 주로 전문 기관투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공포지수는 이들 전문 투자자들이 30일 후 시황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공포지수가 올라갈수록 그만큼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시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Be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고 말했습니다. 증시가 폭락하고 공포지수가 치솟으면 사람들은 공포에 새하얗게 질려 주식을 내던지게 됩니다. 이때 겁먹지 않고 침착할 수만 있다면 주식투자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버핏이 주식투자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버핏이 말한 “탐욕을 부릴 때”가 맞을까요? 이미 월가와 국내의 공포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을 만큼 주식투자자들의 두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여러분의 공포지수는 현재 얼마나 되나요? 지금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이 과거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가요? 2000년 IT버블 붕괴 때나 2001년 9·11테러 당시와 비교하면 또 어떤가요?

과거 사건과 비교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의 충격을 가늠해보려는 시도가 요즘 많이 있는데, 필자가 유심히 보고 있는 경제지표는 강남 아파트 가격입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땐 국내 부동산 가격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가계와 기업들이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하루 건너 파산하는 데다가 시중 금리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빚내서 투자한 아파트들이 줄줄이 급매로 나올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이 지난 지금 강남 아파트 가격은 급락세 조짐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는 정도가 다입니다. 그 이유가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극도의 공포심이 아직 부동산시장까진 확산되지 않아서 그럴까요 아니면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공포심이 아직 과거 최고 수준까지 도달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결론은 부동산시장은 아직 버틸 만하다는 것이겠죠.

19일 한국감정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37주 만의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강남3구를 보면, 강남구와 서초구가 겨우 0.12% 하락했고 송파구는 0.08% 내렸을 뿐이고요. 반포와 잠실에서 급매 거래가 이뤄졌다지만, 극소수 사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강북 지역 전체는 오히려 0.04% 올랐습니다.

수도권에서 인천과 경기는 집값 상승세가 계속됐고 그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견인한 수원과 용인은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을 뿐 상승세엔 변함이 없습니다.

부동산시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저금리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과거에 비해 현재 금리가 워낙 낮은 상태인 데다가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75%로 내리면서 역대 최저금리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미국 연준도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22일 또 1.00% 포인트 전격 인하해 기준금리를 0~0.25%까지 낮췄습니다. 이외에 여러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에 동참했고요. 역대급 저금리와 금리인하로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낮다보니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상대적으로 덜 한 게 아닐까요.

지금 주식시장에서 여러분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요? 과거 수많은 경험에 의거해 이번 코로나19 폭락장도 머지않아 끝날 것으로 믿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번 폭락장이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절호의 투자기회라고 보고 새롭게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18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81.24포인트, 4.86% 급락한 1591.2에 장을 마쳐 2010년 5월 26일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날, 이상하게도 국내 공포지수는 급등하지 않고 반대로 –2.62% 떨어진 채 마감했습니다. 장중엔 –10.71%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증시 상황은 전일보다 더 나빠졌는데 공포지수가 더 오르지 않고 떨어졌다니 이상한 일이죠.

증시 폭락하는데 '공포지수'가 떨어진다…왜?
뉴욕 월가에서도 공포지수는 16일 급등한 이후로 더 오르지 않고 소강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다우지수가 2만선이 깨진 18일에도 월가의 공포지수는 고작 0.7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19일 다우지수가 0.95% 반등한 날 공포지수는 –5.82% 하락했습니다. 16일 기록한 고점보다 12.9%나 낮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20일 앤드류 쿠오모(Andrew Cuomo) 뉴욕주지사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필수 사업장의 폐쇄와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장인의 100% 재택근무 명령을 발표하면서 다우지수가 -913.26 포인트, -4.55% 하락해 다시 2만선 아래로 떨어진 날에도 월가의 공포지수는 오히려 -8.28%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시가 연일 급락하는데 공포지수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건 어떤 신호일까요? 이제 증시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청신호일까요? 투자자들의 심리가 점점 무뎌지는 것일까요?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 하락폭을 기록한 다음 날인 20일에 코스피가 7% 넘게 반등하자 공포지수는 –12% 넘게 하락했습니다. 이것으로 국내 증시가 바닥을 치고 공포지수는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을까요? 20일 미국 다우지수가 다시 2만선 아래로 떨어지며 2008년 10월 이후 11여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는데도 공포지수가 떨어졌다는 것도 증시가 이제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아닐까요?

증시가 계속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투매에 나서게 되는데 투자업계에서는 이를 ‘항복’(capitulation)이란 단어로 표현합니다. 공포심이 최고조에 달하면 결국 항복을 하고 말겠지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면 소위 폭탄세일(fire sale)이 쏟아지게 됩니다. 바로 이 시점이 증시가 바닥에 도달하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지금 많은 베테랑 투자전문가들이 증시 바닥을 찾고 있습니다. 조그만 단서라도 나오면 혹시나 하면서 잔뜩 기대를 걸고 있지요.

그런데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공포지수가 극에 달하는데도 투자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아직 ‘궁극의 공포’(ultimate panic)를 느끼지 못했다나 뭐래라 말들을 합니다. 개미 투자자들의 공포심 레벨은 벌써 지붕을 뚫고 올라간 것 같은데 아직도 아니라고 하니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도대체 증시가 얼마나 더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얼마나 더 공포에 떨어야 증시가 바닥을 칠까요. 슬프게도 지금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서 있지 않습니다. 증시 공포지수가 최고 레벨인 지금 여러분의 공포지수는 얼마인가요?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3월 21일 (21: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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