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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빠져 있던 제부, 이혼 얘기 나오자 보험·전세금 노려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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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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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관악구 모자 살인' 6차 공판서 만난 유족들 눈물 호소 범행시간 등 남편 조씨 범인으로 확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관악구 모자 살인 사건 피해자 A씨와 B군. (유족 측 제공) © 뉴스1
관악구 모자 살인 사건 피해자 A씨와 B군. (유족 측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차라리 운이 진짜 나빠서, 강도 때문에 동생과 조카가 일찍 가게 된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 짓이라면 두 사람 인생이 너무 비극이잖아요."

지난해 여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 빌라에서 A씨(41·여)와 아들 B군(6)이 흉기에 목 부위를 각각 11회, 3회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관악구 모자 살인'으로 불리며 공분을 샀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A씨의 오빠는 '범인은 남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사건 초기수사에 어려움을 겪다가 한 달 만에 용의자를 붙잡았다. 도예가로 활동하던 A씨의 남편 조모씨(42)였다.

<뉴스1>은 지난 16일 조씨의 6회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은 A씨 유족을 만났다. 사건이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A씨의 언니는 막냇동생 생각에 연신 눈가를 훔쳤다.

그는 "심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으면서 아직 버티는 건 범인에게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널리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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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유족·검찰이 보는 동기는 '돈'…"전세금·보험금 생각"

유족들은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를 '돈' 때문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오빠는 "경마 도박까지 실패하면서 막장까지 간 조씨는 돈 나올 구석이 어디 있을까 생각했을 것"이라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생이 없어지면 보험금, 전세자금, 유산 등을 본인이 전부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2013년 A씨와 혼인한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공방 관리비, 생활비 등으로 매월 수백만원을 쓰면서도 일정한 소득이 없어 A씨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오다가, 지난 2018년 가을 무렵 A씨가 지원을 중단하면서 '경제활동'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집을 나갔다.

주변으로부터 돈을 빌려 생활하던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경마에 빠져 카드론 대출 등으로 수백만원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3일 전에는 계좌에 1900원가량만 남았고, 이틀 전에는 카드 현금서비스 14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언니는 "지난해 이혼 얘기가 오갔을 때 동생이 '전세자금 1억5000만원 중에 5000만원은 우리 부모님 거니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하자 조씨는 아무 말도 못했다"며 "모두 자신이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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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언니의 반려묘와 B군. (유족 측 제공) © 뉴스1

◇유족이 보는 수상한 정황…"아이 침대 바깥에 안 재워"

유족들은 현장 상황과 사건 이후 조씨가 보인 태도를 보면 그가 범인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사람이 누워 있던 모습이 이상하다고 했다.

사건 당시 A씨는 침대 안쪽(벽쪽)에 누워 있었고 B군은 바깥쪽에서 발견됐는데, 보통의 엄마들은 아이가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질 수 있어 바깥쪽에 재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조씨는 사건 당일 안방 침대에 세 사람이 누워 함께 잠이 들었고, B군의 잠꼬대에 잠이 깨 새벽에 공방으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에서 나올 당시 A씨가 '냉장고에 과일 있으니까 가져가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들이 살아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 언니는 "동생이 과일 얘기를 말할 정신이면 아들이 침대 바깥쪽에 거꾸로 누워있는 게 안 보일 리가 없고, 실제 동생은 저희 집에서 잘 때도 꼭 조카를 안쪽에 재웠다"며 "사건 당일 동생은 사고를 당할 때까지 한 번도 깬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조씨가 경찰과 처음 전화로 나눈 대화도 수상하다고 보고 있다.

A씨 오빠는 "두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어쩌다가 죽었는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닐 텐데 조씨는 그러지 않았다"며 "장난전화일 수도 있는데 정말인지 사실인지 전화를 건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공판에서 공개된 통화 음성을 들어보면 조씨는 '부인과 아이가 사망했다'는 경찰의 말에 "네?"라며 잠시 놀랐다가 덤덤한 말투로 대답을 이어나간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씨가 이미 사망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copy; News1
서울중앙지법. © News1

◇1심 재판 막바지…"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내려지길"

현재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강도나 절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범행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고 범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이나 목격자도 없는 상황이다. 간접증거들은 조씨를 가리키지만 조씨 측은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판의 초점은 '사망시간'으로 모였는데 증인으로 출석한 법의학자들은 피해자들이 식사 후 6시간 내에, 범위를 좁히면 4시간 내에 사망했을 것으로 본다는 일치된 의견을 냈다. 조씨가 집에서 머문 약 4시간30분 사이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다.

A씨 언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가 사망추정시간에 대해 모호하게 증언했을 땐 정말 절망적이었지만, 다행히 법의학자들이 공통된 의견으로 조씨가 집에 있었던 시간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증언해줬다"고 말했다.

23일 열리는 조씨의 7차 공판에는 도자기 가마 기술자와 전기 기술자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범행 흉기를 없애는 데 조씨 작업장에 있던 전기 가마가 사용됐을 것이란 의혹과 관련한 증인이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으면 이날 재판을 마무리하고 4월 내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조씨는 조신하게 행동하는 척하면서 모범수로 나올 수도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나라에 실질적으로 사형은 없으니 조씨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 언니는 A씨 모자 사진 요청에 "모자이크가 되겠지만 예쁘게 나온 사진으로 주고 싶다"며 휴대전화 사진첩을 한참 동안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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