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공동명의도 올해 종부세 낸다

#직장과 가까운 마포구 아현동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A씨(40세)는 최근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15년 결혼 당시 남편과 돈을 모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를 산 뒤 계속 전세를 주고 있었는데 이번 공시가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공동명의로 수년간 종부세를 피해 절세할 수 있었지만 막상 종부세를 내려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2020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발표되자 온라인 인터넷 카페가 공시가와 종부세 이야기로 들끓었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시가 9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이 높아지면서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마 84.43㎡ 공시가 15억9000만원 38%↑... 공동명의에도 160만원 부담늘어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3㎡ 공시가는 올해 15억9000만원으로 전년 11억5200만원에 비해 38.02% 올랐다. 2017년과 2018년 공시가가 각각 9억1200만원, 10억48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유난히 상승 속도가 빠른 편이다.

공시가가 급하게 오르면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도 늘어날 전망이다.

남편과 공동명의로 은마 아파트 지분 1/2을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공시가 지분이 5억7600만원에 그쳤다. 그는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미만이어서 종부세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 상승으로 보유지분이 7억9500만원이 돼 6억원을 넘으면서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A씨와 A씨 남편은 종부세로 각각 21만3480원을 내 부담해야 할 보유세가 총 510만624원으로 계산됐다. A씨 단독명의시 보유세 610만3080원으로 100만원 정도 낮은 금액이나 지난해 부부합산 총 보유세 352만9440원보다는 약 160만원 정도 부담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집 구입 이후 공동명의하면 취등록세 등 더 부담A씨처럼 집을 살 때 공동명의로 세금부담을 줄여왔던 주택 소유자들은 그나마 세금을 줄일 수 있지만 집을 이미 구입한 상태에서 보유세를 줄이기 위한 부부간 증여(공동명의)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시세 30억원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9㎡의 공시가는 지난해 15억400만원에서 올해 21억1800만원으로 37.53% 오르는데 보유세는 695만3000원에서 1017만7000원으로 46.37% 상승한다.

그런데 래미안대치팰리스 1주택자가 배우자에게 지분 절반을 증여하면 배우자는 우선 증여받은 지분의 4%를 6000만원(15억원*4%)를 취등록세로 내야한다.

10년간 다른 증여가 없다고 가정할 때 부부간 비과세 증여한도인 6억원 초과분(9억원)에 대해 30%의 세율이 적용돼 2억7000만원을 증여세로 내게 된다. 부부간 증여로 총 3억3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보유세보다 증여세와 취득세의 합계가 훨씬 많다. 더욱이 다주택자의 경우 장기보유공제 혜택 등이 없어져 종부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처음 주택을 살 때부터 부부가 공동명의를 하면 괜찮지만 보유세를 줄이기 위해 집을 산 상태에서 증여하는 것은 크게 이익이 없다”며 “고가 주택에 그에 걸맞는 세금이 보유되는 것이 맞으나 보유세가 급하게 오르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조중식 가현택스 대표세무사도 “보유세는 공시가가 나오면 딱 정해지는 거라 절세할 수 있는 방안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