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자격증 필요하면 갖추겠습니다" 절박한 취준생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3일 서울시 서소문제2청사에서 '청정지역 프로젝트' 온라인 면접심사와 관련한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맥주 라벨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외로움은 걱정되지 않으시나요."

지난 23일 서울시 서소문제2청사에서 열린 '청정지역 프로젝트' 온라인 면접심사 모니터링 현장. 벽면에서는 참여기업·지원자의 면접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서울시 직원들이 온라인 면접심사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지, 면접 시간은 제 때 맞춰져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 확산을 예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화두가 되면서 청정지역 프로젝트에도 처음 온라인 면접이 적용됐다. 청정지역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청년 인재들의 지역기업 취업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젊은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 기업들을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참여기업도 지원자도 청사엔 오지 않은 채 온라인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기업들은 본사 사무실은 물론 달리는 차 안에서도 구직자들과 온라인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만 130여건의 면접이 진행됐다.

기업들은 서울지역의 유망 인재들을 데려오기 위한 여러 질문들을 던졌다. 경북안동지역의 수제맥주업체인 안동브루잉컴퍼니는 지원자에게 양조업·맥주 라벨디자인 등에 원래 흥미가 있었는지 물었다. 강원 속초에 위치한 소호259호스텔은 지원자들이 낯선 지역 살이에 자신감이 있는지 점검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면접이 어색할지라도 지원자들은 적극적 취업 의지를 보였다. "자격증이 필요하면 제가 갖추겠다"라고 말하는 지원자가 나오는가 하면 "실제로 내려가 미리 체류를 해봤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국적 경기 불안에도 지역에서 꿈을 개척하려는 청년들이 계속 나온다.

취업이 사실상 올스톱 된 것도 취준생들의 절박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들 사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상혁 소호259호스텔 대표는 "개학 전 마지막으로 강력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고 해서 2주간 영업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청년지역프로젝트에 따라 200여명의 청년, 150개 기업이 1:1 방식으로 화상면접을 진행한다. 이에 따른 전체 화상면접건수가 약 500여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