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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 아동 음란물 넘쳐나"…애플은 '일시삭제'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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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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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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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텔레그램
/사진제공=텔레그램
'사이버 망명지'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파고든 텔레그램이 이제는 아동 성착취물 등 사이버 범죄의 유통경로로 악용되고 있다. 26만명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텔레그램 내 'n번방'을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유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사기관이 쉽게 추적할 수 없는 외산 메신저라는 속성에 범죄자가 마음만 먹으면 익명성을 완벽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의 빛과 그늘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브이깐딱제(VK)를 창립한 니콜라이 두로프, 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처음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로, 현재는 명목상 소재지는 독일로 등록돼 있다. 월 활성 사용자는 2억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폭넓은 이용자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14년 정식 한국어 버전을 출시하면서 본격 진입했다. 앞서 경찰이 노동당 간부의 카카오톡 계정을 압수수색하며 2300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친구 정보와 대화내용 등을 수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신저 사찰 논란이 제기됐다. 정치·사상 의사표현의 자유와 검열 논란을 피해 네티즌들은 해외 모바일 메신저를 찾기 시작했다.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다.

당시 텔레그램은 한때 카카오톡 앱마켓 다운로드 수를 제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뛰어난 보안성 때문이다. 우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검열 논란을 피할 수 있다. 여기에 모든 대화가 암호화되는 비밀대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패킷 감청 등으로 메시지를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서버를 압수수색 하더라도 대화 내용을 엿볼 수 없도록 했다.

텔레그램은 국내 지사나 국내 대리인도 없다. 때문에 본사 측 협조나 국제수사기관의 공조에 의존해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텔레그램은 작성자가 대화 이력을 남기지 않고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자유롭게 삭제할 수 있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받으면 작성자가 삭제하더라도 상대방 기기에 남은 메시지를 지울 수 없는 카카오톡과 다르다.

/사진=김현정 디자인 기자
/사진=김현정 디자인 기자


'사이버 망명지'는 어쩌다 음란물 온상 됐나


역설적으로 텔레그램을 찾는 건 사이버 범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보안성에 더해 익명성 때문이다.

계정 가입 시 인증절차도 숨길 수 있다. 가령 텔레그램은 계정 가입시 이용자의 휴대폰 번호 인증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상번호를 통해 인증을 대행하는 유료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자가 작정하고 텔레그램을 불법 음란물이나 총기·마약류 거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할 경우 이런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고 국내 통신사가 아닌 다른 국가 핸드폰번호로 인증해 계정을 사용할 경우 사실상 추적이 어려운 셈이다.

지난 2018년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 웹하드 카르텔 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에 대한 집중단속이 강화되고 미국 SNS '텀블러'마저 음란물 퇴출에 나서자, 음란물 광고가 텔레그램 등 외산 SNS로 빠져 나갔다.

애플은 지난 2018년 텔레그램에서 아동 음란물이 범람한다는 이유로 iOS 앱스토어에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일시적으로 삭제하기도 했다.

텔레그램이 불법 콘텐츠 유통 온상지로 비판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전 총리는 당시 텔레그램을 '범죄자와 소아성애자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비판해 관심을 모았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n번방 '박사' 잡혔는데…'갓갓' 추적 어려운 이유는?


수사기관이나 정부 심의기관 입장에서도 텔레그램은 곤혹스러운 존재다.

텔레그램의 명목상 본사는 독일 베를린에 있고 개발팀은 두바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 역시 이들과의 연락수단은 이메일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 본사에 이메일을 보내 '불법 촬영물을 지워달라'고 요청하면 2~3일 뒤에 답신 없이 불법 촬영물이 삭제돼 있다"고 말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텔레그램 본사에 협조요청을 하더라도 회사 측에서 대화 내역은 물론 계정정보 관련 협조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범죄 등 떳떳하지 못한 목적으로 메신저를 사용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국내 메신저보다 해외 메신저를 수단으로 삼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n번방'을 처음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갓갓'의 소재를 수사기관이 텔레그램 단서만으로는 사실상 추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찰 수사 착수 직전에도 텔레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박사'와 달리 '갓갓'은 지난해 2월 이후로는 활동을 중단한 채 종적을 감췄다.

과거 데이터밖에 남아있지 않고 이마저도 텔레그램에서 대화방이 폭파되거나 데이터가 삭제되면 사실상 잡기 어렵다. 이 경우 피해자 측이 ‘갓갓’과의 대화 내용을 저장해 제출하는 등 통신 내역이 증거단서로 남아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경찰은 독일 텔레그램 본사 측에 '영상게시자를 찾아달라'고 이메일을 통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본사에선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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