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둔화, 공장 재가동해도…" 中 2분기 V자 반등 어려운 이유

중국 1분기 GDP가 -10~-11%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 경제전문 리서치업체인 차이나 베이지북 인터내셔널(CBB)이 내놓은 전망이다. 차이나 베이지북은 분기마다 3300여개가 넘는 중국기업을 직접 조사해서 경제 전망을 작성하고 있는데, 이번 1분기 경제전망은 중국 경제를 분석해온 지난 10년래 가장 낮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 12월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로 지난 24일까지 중국에서 누적 8만1218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수도 3281명에 달했다. 다행히 중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면서 26일 중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명에 불과했으며 해외로부터 입국한 54명의 확진자만 발생하는 데 그쳤다.

◇1~2월 소비, 투자, 수출입 지표 모두 하락
코로나19는 주춤해졌지만, 중국 경제지표는 나쁘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13.5%에 달했다. 1990년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기록한 마이너스 수치다.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소비판매 증가율도 지난 1~2월 -20.5%를 기록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외식업계다. 외식업계 매출액 증가율은 무려 -43.1%로 거의 반토막이 났으며 상품판매도 -17.6%에 달했다. 그나마 온라인 소매가 -3%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소비뿐 아니라 투자도 쪼그라들었다. 1~2월 고정자산투자는 - 24.5%, 민간투자의 감소폭은 이보다 더 큰 -26.4%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1~2월 수출도 -15.9%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흔히 경제성장의 삼두마차라고 부르는 소비, 투자, 수출입이 모두 급감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는 올해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지난 16일 1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월 중하순부터 생산재개에 나선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3월은 훨씬 상황이 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1분기 GDP에서 1~2월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3월은 40%에 달하기 때문에 4월이 돼봐야 확실한 수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정리하자면, 생산을 재가동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2분기에는 축소되면서 침체된 소비와 투자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1분기에 낮아진 성장률이 2분기에 ‘V’자형으로 반등할 거라는 조심스런 예측이다.

◇올해 ‘V’자형 반등은 물 건너 가나
지난 2월만 해도 대다수 중국경제 전문가들이 위의 논리를 내세우며 1분기에 폭삭 주저앉은 중국경제가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게만 되면 중국은 올해 5% 성장을 안심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상황이 돌변했다. 코로나19가 중국 밖으로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로 인해 2분기에도 대외수요가 줄면서 중국 경제에 주는 충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전망을 업데이트한 보고서가 지난 23일 중국 대형 투자은행인 CICC가 내놓은 보고서다. CICC는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6.1%에서 2.6%로 대폭 하향했다. 특히 1분기에는 -9.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가 돼야 4.3%까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내년에야 중국 경제가 ‘V’자형으로 반등하며 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도 계속해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CICC는 중국이 현재 4.05%인 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0bp 낮추고 지난 16일 0.5~1%p 낮춘 지준율도 올해 1.5%p 더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중국인민은행이 수년 째 동결하고 있는 기준금리도 25bp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뿐 아니라 유럽·미국도 회복돼야 글로벌 경제 반등 가능
특히 CICC는 올해 수출이 약 18% 감소하며 중국 경제 성장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가 돼야 대외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며 4분기에 이르러야 수출이 평년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차이나 베이지북에서도 2분기부터는 대외수요 감소가 올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 1.9%에서 1.25%로 낮췄고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역시 1~1.5%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이지만 가장 빨리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는 중국경제가 중심을 잡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회복만으로는 부족해졌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역시 코로나19가 소강되고 본격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돼야 한다는 추가적인 변수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