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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와 '미친 소'의 대결…"빠른 반등" vs "근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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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이상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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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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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블룸버그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블룸버그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회복 시점이다. '헬리콥터 벤'과 '월가의 미친 소'의 전망은 전혀 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양적완화(QE)를 주도해 공중에서 돈을 뿌린다는 의미의 '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을 얻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빠른 경기 반등을 예상했다.

반면 '월가의 미친 소'로 불리는 투자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별명과 달리 신중론을 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의 간판 앵커로 15년째 '매드머니'란 쇼를 진행 중인 크레이머는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버냉키 "대공황 아닌 자연재해" vs 크레이머 "기다려야 할 때"



버냉키 전 의장은 2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과 관련, "과거 대공황과는 전혀 다른 동물(animal)"이라고 말했다.

그는 "(1930년대) 대공황 때와 일부 비슷한 패닉 또는 변동성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대공황은 인간의 문제에서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거대한 눈 폭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훨씬 더 가깝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다음 분기엔 매우 가파른 경기침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바라건대 짧은 침체로 끝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셧다운(봉쇄) 기간 중 일자리와 사업 등에서 너무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매우 빠른 경기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경보가 해제된다면 훨씬 나은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낙관론에 동참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론 경제에 큰 충격이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정점을 지나고 나면 강한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3%대로 사상 최저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이 일시적으론 30%까지 급등할 수 있지만 다시 반세기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러드 총재는 "낙담하지 말라"면서 "바이러스가 물러간 뒤 모든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가면 모든 게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탈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회장 역시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보다 훨씬 빨리 움직인다는 건 분명하다"며 "앞서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던 만큼 반등 역시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크레이머 앵커는 최근 뉴욕증시 급등에 대해 '반짝 반등'이라고 평가절하며 비관론을 고수했다.

그는 "시장은 올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다"며 "하지만 난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근거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세계적 봉쇄와 외출금지, 영업중단으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경우 고용이 다시 회복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크레이머 앵커는 "최근 급등장은 기계가 주도한 장세"라며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짐 크레이머 CNBC 앵커
짐 크레이머 CNBC 앵커





백악관-상원, 슈퍼부양책 협상 전격 타결




이날 뉴욕증시는 모처럼 '백투백'(2연속) 랠리를 펼쳤다. 폭락장이 시작된 2월 하순 이후 약 한달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2조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에 파란불이 커지면서다.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95.64포인트(2.39%) 뛴 2만1200.5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1% 넘게 폭등하며 87년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또 오름세를 이어간 셈이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28.23포인트(1.15%) 오른 2475.56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3.56포인트(0.45%) 내린 7384.29에 그쳤다.

이날 새벽 백악관과 상원 지도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련한 2조달러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 패키지 내용에 전격 합의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차례에 걸쳐 통과된 경기부양책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큰 사상 최대 규모다. 여기엔 국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 지급, 중소기업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크리사풀리 회장은 "앞으로도 경기부양책은 주가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원에서 법안 속 실업보험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는 장막판 상승폭을 줄였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 등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이 법안에서 보장된 실업보험금이 지나치게 많아 오히려 해고를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다. 이에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4명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안 처리를 가로막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마이너스로 떨어진 美국채 금리...4년만에 처음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포 속에 최고의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급기야 초단기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5년 이후 4년여만에 처음이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선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전일 대비 0.066%포인트 낮은 -0.038%로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채권 가격이 올랐음을 뜻한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인 0∼0.25%로 전격 인하했다. 이어 23일엔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고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까지 매입 대상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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