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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3분만에 탈퇴…사유엔 'n번방'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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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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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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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참여하고, 텔레그램 본사에 협조 촉구, SNS서 연대…"이슈 됐다고 해결 되는 것 아냐…관심 필요"

시민단체 회원들이 25일 종로경찰서 밖에서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시민단체 회원들이 25일 종로경찰서 밖에서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262만3170명. 텔레그램서 미성년자 포함 여성들을 성착취하고, 영상을 뿌린 'n번방 용의자'를 신상공개하란 청원에 참여한 이들 숫자다(26일 오전 10시 기준). 18일 올라온 이 청원은, 불과 일주일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25일 오전, 성착취 사건 주요 피의자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서울 종로경찰서 1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n번방 운영자 '갓갓'은 아직 추적 중이지만, 그에 못지 않았던 악랄한 가해자 얼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청원했던 이들의 힘이 모인 덕분이었다.

가해자들에 분노했고, 피해자들 맘 아파했던 정의(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로운 마음이었다. 이를 차마 모른척할 수 없었던 이들은 행동에 나섰고, 침묵하는 이들에게 함께해달라고 목소릴 높이고 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아서다.

여기에 기꺼이 동참해봤다. 맘만 먹으면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더 큰 힘이 모였으면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텔레그램 삭제, 그리고 SNS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해봤다.



텔레그램 삭제 : 소요시간 3분



텔레그램 3분만에 탈퇴…사유엔 'n번방' 적었다


텔레그램 삭제 캠페인은 독일 본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n번방이나 박사방이 텔레그램에 자릴 잡은 것도, 철저히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메신저 특성 탓이다. 이에 수사협조도 쉽지 않았었다. n번방 운영자 갓갓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여전히 텔레그램 내 불법영상방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해결을 촉구하잔 취지로 탈퇴에 나서고 있다.

가입만 해두고 안 썼던 텔레그램을 삭제해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탈퇴 링크(검색하면 나온다)를 눌러 들어가니,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칸이 나왔다. 대한민국 국가번호(+82)를 쓴 뒤, 전화번호 인증을 하니 텔레그램으로 영어 대·소문자로 이뤄진 '인증 코드'가 왔다. 이를 탈퇴 링크내 인증코드 입력칸에 적었다. 대·소문자를 구분해 입력해야 한다(귀찮아서 소문자로 그냥 썼더니 틀렸다고 나왔다).

인증을 마치니, '왜 텔레그램 탈퇴할라 그래?(Why are you leaving?)'이란 질문이 나왔다. 빈 칸에 'Nth room - we need your cooperation(n번방, 우린 너네 협조가 필요해)'라고 적었다. 영어로 적어야 한다.

그렇게 다 적고 나니 'Are You Sure?(너 정말 지울거야?)'란 질문이 또 나오면서, 탈퇴하면 며칠은 가입할 수 없단 메시지가 나왔다. 빨간색 확인 버튼을 누르니 계정이 지워졌다.

이 모든 과정은 3분 정도면 충분했다. 참고로 1차 탈퇴 총공은 25일 밤 9시에 끝났고, 2차 탈퇴 총공은 29일(일요일) 밤 9시에 예정돼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 5분



텔레그램 3분만에 탈퇴…사유엔 'n번방' 적었다


n번방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26일 오전 현재 모두 103건이 올라와 있다. 분산된 여론을 모으기 위해선, '추천순'으로 정렬한 뒤 이미 청원 참여가 된 것들 순으로 차근차근 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262만명 참여),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190만명), 가해자 n번방 박사, n번방 회원 처벌(57만명) 청원 등 5개는 이미 참여했었다. 청와대 답변 요건이 20만명 이상임으로, 이보다 적은 것들 중 필요한 것들에 서명하기로 했다.

여성 조사팀 청원(16만5802명), n번방 관련 갓갓·와치맨 등 처벌 청원(10만7397명), n번방 피해자 보호 청원(8만5037명), n번방 특별법 및 수사대 청원(8만1633명), 성범죄자 알림e 등록 청원(6만1603명) 등에 서명했다.

특히 피해자 보호 관련 청원엔 신경쓸 필요가 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청원엔 여론이 잘 모이는데,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낮아서다. 피해 여성들 정신적 피해를 잘 치료해주고, 이들이 다시 안정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돌보는 게 중요하다. 디지털 성범죄 수익을 피해자들 보호에 써달란 청원 등에 힘을 보태면 좋을 것 같았다.

청원 6개를 읽고 동의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 5분 정도였다.



SNS에서 알리기 : 2분


텔레그램 3분만에 탈퇴…사유엔 'n번방' 적었다

SNS 스토리를 통해, 피해자와 연대한단 뜻을 밝히는 챌린지에도 동참해봤다. 후배 기자가 여기에 참여하며 날 지목했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몰라 몇 번 물어본 뒤에 참여할 수 있었다.

'챌린지에 참여한 나는 피해자와 연대합니다. 이런 일을 당해 마땅한 여성은 어느 누구도 없습니다'라고 글을 쓴 뒤, 함께 했으면 하는 SNS 팔로어 5명을 지목하는 것.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함께 동참했으면 해서, 남성 팔로워 5명을 지목했다. 그리고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취재로 만났던 민병우 영화감독은 이것저것 묻더니, 함께 해줬다. 그는 "스토리를 처음해서 조금 서투르다"고 하면서도 "이번 사건 보고 분노해 관련 기사만 보고 있었는데, 감사하다"고 했다.



이슈가 됐다고 '해결'되는 건 아냐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마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뭉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 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마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뭉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 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n번방 사건이 이슈가 됐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해결된 것도 아니다. 가해자들이 판결을 통해 처벌 받을 때까진 시간이 걸리고, n번방에 가담한 이들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n번방 뿐 아니라 여전히 다수의 방에서 불법영상물을 공유하고 있고, 또 다른 메신저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질기디 질긴 싸움이다.

그에 비해 확 치솟았던 이슈는 언젠가 지나가기 쉽다. 또 다른 이슈가 불거지면, 자연스레 잊히기 쉽다. 그럼 해결도 안 된 채 흐지부지 되기 마련이다. 이 모든 관련 문제들이 잘 마무리 될 때까지, '도끼눈'을 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그러기 위해선 다수의 연대와, 동참이 필수적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n번방 사건은 성착취영상 문제를 환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부지기수다"라며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고, 행동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게 중요한 때"라고 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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