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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 전방위 수사에도…텔레그램·암호화폐 난관 어떻게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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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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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커·디스코드·와이어 등 보안성↑…사법공조 쉽잖아 암호화폐 압수사례 적어…해외거래소 경우 난항 전망

2020.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020.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손인해 기자 = 일명 'n번방' '박사방'을 중심으로 한 성착취 사건은 텔레그램 등 보안성 높은 메신저에서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 법조계에선 이 때문에 범행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수사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 대상수사가 확대되며 텔레그램 등지에선 방을 폭파하거나, 기록을 삭제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텔레그램은 메시지 송신자와 수신자 외엔 누구도 볼 수 없게 '종단 간 암호화' 기반의 비밀대화를 제공한다. 여기에다 해외에 서버가 있어 추적이 어렵고 사법공조를 하기도 쉽지 않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텔레그램 본사가 독일과 러시아 중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게 정설 아니냐"며 "드러난 범죄사실뿐 아니라 전체 행적으로 추단해 적정한 수준의 처벌이 되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파된 방에서 벌어졌던 범죄행위를 전면 재구성하는 과정도 난제 중 하나다. 실제 수사로 입증돼 검찰로 기록이 오는 건도 근근이 남아있는 방들의 대화내용을 채증한 수준이 많다고 한다. 범죄로 압수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면 삭제한 대화방 내용이 복구되는 경우도 있지만, 방을 폭파한지 오래됐거나 휴대전화 압수가 늦어지면 복구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구가 되더라도 날짜 순서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결과가 랜덤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이나 포렌식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포렌식이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정보가 삭제된 것을 복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텔레그램은 서버가 외국에 있어 (수사)공조가 안 되는 게 제일 문제"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국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에 협조하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디스코드'와 '위커' '와이어' 로 성착취물 유통창구를 옮겨가려는 정황도 있다. 이는 보안성이 텔레그램보다 더욱 강화된 메신저들이라 국제공조를 통한 수사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암호화폐 범죄수익은 대법원 판례상 몰수·추징이 가능한 환수대상이다. 2018년 5월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A씨 범죄수익 중 191BTC(비트코인 단위) 몰수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특정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n번방'을 닉네임 '갓갓'에게 물려받은 '켈리' 신모씨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하고 암호화폐 '모네로' 63만9170원 상당을 받은 것이 유죄로 인정돼 이를 포함한 2397만여원을 법원에서 추징당했다.

그러나 환수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은 텔레그램 유료방에 암호화폐 보관과 거래를 할 수 있는 일종의 계좌인 지갑 주소 3개를 올렸으나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 중 2개는 조씨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암호화폐 수익을 일부 언론에서 30억원가량으로 추정한 것도 사실과 달랐다. 사칭 지갑 1개의 입출금 거래내역이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암호화폐 지갑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화폐를 받을 때마다 새로 생성할 수 있어 전부 찾아내는데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최근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등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와 대행업체 베스트코인을 압수수색해 조씨 관련 암호화폐 지갑 20여개의 자금흐름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 변호인단 박예안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추적을 피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범죄자들이 매번 지갑을 개설한 전례들이 있다"며 "(실제 범죄수익) 규모는 훨씬 클 거고, 지금 발견한 것도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송금을 위해선 비밀번호 격인 개인키를 알아야 하는데 범죄자가 제공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인출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압수는 범죄자 지갑에서 수사기관 지갑으로 송금하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국내거래소 내 지갑에 암호화폐 범죄수익을 보관했다면 압수할 수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n번방' 피해자법률지원 변호인단의 양진영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지갑소유자 신원이나 거래내역을 요구할 경우 국내 거래소의 경우엔 영장에 의한 사실조회나 입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해외거래소에 대해선 쉽지 않다. 양 변호사는 "민사는 정말 어렵고, 수사기관에서도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웬만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해외거래소에 사실조회 신청을 보내 답변을 받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조씨가 주로 받은 암호화폐는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모네로이다. 특히 조씨는 회원들에게 송수신 기록이 공개되지 않는 모네로를 이용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 변호사는 "해외거래소를 이용해 모네로를 받았다면 (거래내역 관련) 협조를 구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지갑에서 상대편 개인지갑으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직접 암호화폐를 송신한 경우엔 지갑 자체를 압수하기 전까진 추적이 불가능한 어려움도 있다.

그간 디지털성범죄 대응 컨트롤타워가 없어 체계적 대응 역량이 쌓이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 변호사는 "디지털성범죄 관련해 개별적으로 정보통신위원회에 연락해보는 등 각개대응을 하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수사기관에) 매번 범죄성격을 새로이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범죄에 신속대응하는 면에서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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