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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雜s]이 와중에…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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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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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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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50대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사진=LOVE TOKYO 유튜브 캡쳐
/사진=LOVE TOKYO 유튜브 캡쳐
/사진=LOVE TOKYO 유튜브 캡쳐
/사진=LOVE TOKYO 유튜브 캡쳐

"왜 갑자기 달리기는 하고들 난리야"
이탈리아의 남부의 소도시 델리아 시장의 분노 동영상을 보다가 이 대목에서 흠칫했다. 20년 가까이 달려 온 주말 러너의 본능이다.

지안필리포 반케리 시장은 16일 2분30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다. 필수적 업무나 식료품 구매, 의료적 필요를 위한 외출 외에는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밖에 나돌아 다니면서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는 걸 보고 시장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웃을 일은 아닌데, 그의 표정과 이탈리아 사람들의 나이브 함에 피식 웃음이 나올 수 밖에.

"모든게 잘 될거라고? 근데 이 사람들아, 이래 갖고 코로나가 잡히겠냐 응. 잡히겠냐고"
그의 분노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가 매일 밖에 나가 쇼핑하는데 어떻게 상황이 좋아져
-담배는 미리 사놓고 피면 안돼? 왜 매일 담배를 사러 가나
-기름 넣으러 주유소에는 왜 매일 가
-미용사를 집에 불러서 머리 자르면 돼 안돼? 왜 지금 이발을 해야 돼
-아파트에서 이웃과 바베큐 파티? 목숨 껄고 장난하냐. 우리가 언제부터 이웃끼리 이렇게 사이가 좋았다고 그래
-‘다 잘 될거야’라는 포스터 만든다고 20명이 한 방에 모여? 그래서 잘 되겠냐
(https://www.youtube.com/watch?v=8yTQPGDa5i8&feature=youtu.be)

달리기는 이런 사례중에 다섯 번째로 등장한다.
"달리기 안하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조깅에 관심들이 많아. 내가 20년 이동네에서 뛰었는데, 바로 앞에 학교 운동장 있어도 안 뛰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조깅을 해, 도대체 이유가 뭐야"

2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7만5000명에 달하고, 사망자만 7500명. 이탈리아는 중국의 바통을 이어받아 유럽의 코로나 숙주 국가가 돼 버린 이탈리아로서는 일정기간 전국민 자가격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델리아 시장 말대로 상황이 이 정도면 일정기간 밖에 나가지 않고 ‘격리’를 통해 감염자를 찾고 치료 하는 게 답일 것이다.

'창궐(Outbreak)'단계에 진입한 이탈리아와, 일단 '진정(Flatten the curve)'단계에 들어선 한국의 대처방식은 똑같을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체계와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 서비스, 그리고 국민들의 협력으로 사력을 다해 초기 방어에 나섰던 것도 최대한 정상적 사회 경제 활동을 마비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인간 사회의 국경을 이미 뚫고 들어 온 코로나는 단기간에 ‘박멸’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장기전이다. 장기전에 임하는 인간들에게 백신이 공격용 무기라면 방어 무기는 면역력이다.
달리기는 전쟁에 임하는 인간들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기초 군사훈련이다.
물론 여러 명이 모여서 한 자리에서 옷 갈아입고 준비운동하고 달리고 씻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대규모 달리기 대회들도 그래서 열리지 않는다.
마라톤 철인3종 트레일러닝, 모든 국내외 대회 캘린더는 전부 ‘취소’라는 빨간 딱지가 붙었다.
1년치 출전 대회 스케줄을 짜놓고 최소한 대회가 임박해서라도 술을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게 주말러너의 자세인데…'최대한 닥치는 대로 대회를 나가보리라, 그래서 방탕의 시간을 줄여보리라'던 신년 다짐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렇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운동과 거리를 두다가 ‘확찐자’ 되고,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곤란하다.
코로나 앞에서 한가하게 달리기 타령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던 일을 못하게 되는 건 큰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쌓이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로 인한 바이러스성 질환 대상포진 같은 게 대표적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코로나의 좋은 공격대상이 된다. 나 걸리는 건 괜찮지만 병 퍼뜨리는 숙주가 되선 안 될 말이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장기화 되면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공포와 불안을 가중시켜 남성의 정자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다(이런 연구 인용하는거 진짜 별론데, 이번엔 어쩔수 없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팀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일 자에 발표한 논문이라는데, 중요한 대목은 교신저자 트레이시 베일 박사도 코로나19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규칙적으로 달리고 있다는 대목이다.
( https://www.medschool.umaryland.edu/news/2020/Anxious-About-the-COVID-19-Pandemic-New-Study-Shows-Stress-Can-Have-Lasting-Impacts-on-Sperm-and-a-Mans-Future-Offspring.html )

오지 마라토너 김경수씨는 "달리기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외친다. (https://m.youtube.com/watch?v=h9VeOFEvo38&feature=share)
김씨는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간다. 몸에 열이 생기면 체온이 향상되고 체온 1도가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가 된다”고 강조한다.
면역력의 핵심이랄 수 있는 심장과 폐기능 강화, 그리고 혈액순환에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있을 수 없다. 모든 운동의 시작과 끝이 달리기라는 건 상식이다.

코로나 시대 달리기, 몇 가지는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마스크 쓰고 달리는 것까지는 힘들더라고 누군가와 나란히 손잡고 달리지는 말 일이다(대부분 러너들은 해당 사항 없을 듯),
-비말이나 분비물 등 직접 접촉이 아닌 야외에서의 일반 호흡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래도 가급적 한적한 곳에서 달리는 게 더 좋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비말 전파 범위가 1~2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 사람과 2미터 정도는 떨어져서 달리는게 좋겠다.
-달리다가 사람 있는 데서 제발 침 좀 뱉지 말자(지난 주말 달리는 도중 마주 오는 자전거 라이더가 침을 탁 뱉는데 맞지는 않았지만 욕이 절로 나왔다).
-생전 안 뛰다가 갑자기 몇 km씩 뛰거나, 평소 달리기 거리를 넘어 무리하게는 뛰는 건 오히려 면역력을 약화시키는만큼, 적당히 달리고 푹 쉬는게 좋다. 달리고 나서 깨끗이 씻는 건 당연한 일이고.

꼭 달리기가 아니라도 좋다. 주말 만이라도 스트레스를 떨치고 면역력을 키울 나만의 운동을 찾아 보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잘 만든 영화인데 코로나 직격탄에 관람객 68만명ㅠ)에서, 조폭에 의해 불태워지는 집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아들(배성우)에게 치매 끼가 있는 어머니(윤여정)는 이렇게 말한다.
"전쟁 때는 더 했다. 몸만 성하면 괜찮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는 몸뚱아리다. 코로나19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계족산 황톳길을 만든 조웅래 맥키스 컴퍼니 회장이 달리고 나서 늘 외치는 한 마디가 있다.
"몸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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