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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사진 좀 보내봐" 카톡 오픈채팅방 열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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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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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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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온상된 SNS](종합)

"교복사진 좀 보내봐" 카톡 오픈채팅방 열자 벌어진 일
"저 미성년자인데…."
"상관없음." "용돈 가능."

‘박사’ 조주빈이 경찰의 포토라인에선 다음날인 지난 26일에도 ‘성노예’를 찾는 일부 남성들의 비틀린 욕구는 끝이 없었다. 기자가 여성인척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밤새도록 알림이 울렸다. 미성년자라고 해도 거침이 없었다.

심지어 자신을 19살이라고 밝힌 남성은 "공부하고 올테니 '주인님' 올 때까지 기다려"라고 말했다. 성착취는 텔레그램 내 특정 채팅방이 아닌 일상적 메신저에서도 일반화돼 있었다. 박사방의 조주빈, n번방의 '갓갓'도 트위터 등 SNS로 먼저 접근했다.

◇오픈 채팅방 만들었더니…쉴 새 없이 요란해진 "카톡" 소리

"교복사진 좀 보내봐" 카톡 오픈채팅방 열자 벌어진 일


밤 11시쯤 취재를 목적으로 카카오톡에 익명의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따로 사진이 없이 채팅방에는 #20 #여성 등 나이와 성별 등을 나타내는 해쉬태그를 넣었다.

5분도 안 돼 카카오톡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렸다. 다음날 오전까지 60개가 넘는 오픈채팅방이 개설됐다. 남성임을 밝힌 입장자들의 패턴은 한결 같았다. 간단한 인사 후 성적 취향을 묻고는 "아무거나 다 하냐", "노예가 돼라"는 톡을 보내왔다.

카톡 답장이 느리면 빨리하라 종용했고 보이스톡을 연신 걸어오는 남성도 있었다. 자신을 19세라 밝힌 남학생도 성적인 대화를 쏟아냈다. 그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며 "졸업하면 실제로 만나자"고 했다.

기자가 ‘사실 미성년자’라고 해도 접속자들은 행위를 멈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남성은 "가슴이 작아서 그러냐"며 "월 100만~200만원씩 용돈을 챙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교복을 입고 각선미가 보이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요구했다. '당장 오늘 ○○역에서 만나자'제안한 경우도 있다.

◇미성년 성매수 유입경로 86% SNS...박사·갓갓도 SNS로 피해자 유인

"교복사진 좀 보내봐" 카톡 오픈채팅방 열자 벌어진 일


SNS와 온라인 메신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시작되는 곳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대상 성매수 범죄의 85.5%가 메신저, SN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으로 시작(2018년 기준)됐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미성년자를 유인하고 범죄를 저질렀다. 채팅방에서는 자상했으나 직접 만나면 폭행이나 협박을 하는 때도 있다. 신상 정보와 수위가 높은 사진을 요구하면서 피해자의 약점을 잡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박사방의 조주빈과 n번방의 ‘갓갓’ 등 신상공개, 사진 등의 약점은 잡고 이용했다. 이들은 점점 수위높은 영상을 요구하고, 자신들에게서 벗어날 경우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유인했다. 실제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 등 범죄도 74.3%가 채팅앱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

청소년성상담단체인 푸른아우성의 이충민 팀장은 "자주 가는 코인노래방, 소속 학교 등을 파악한 뒤 이미 알았던 '주변 사람'처럼 연락한다"며 "경계심 풀고 친해져 결국 민감 정보까지 보내면 돌변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자주 쓰는 SNS에 무심코 올리는 사진조차 성착취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SNS를 통한 성착취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상의 위협으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

정경훈 기자



범인 잡기 보다 영상 삭제 더 어려워…잔인한 'SNS 성범죄'


텔레그램 로고 / 사진제공=구글플레이
텔레그램 로고 / 사진제공=구글플레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불법 성 착취 동영상을 공유한 조주빈이 구속됨에 따라 그가 공유했던 영상들을 수거해 삭제하는 문제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2차, 3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다수의 개인들이 영상을 공유하고 다운로드 없이도 사실상의 소유를 할 수 있는 형태여서 피해 영상을 전부를 찾아내 삭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조주빈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를 유포하겠다며 가학적인 음란 동영상 촬영을 요구했다. 조주빈은 이렇게 얻은 동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방, 일명 '박사방'에 공유했다. 그는 박사방을 등급제로 운영하면서 입장료에 따라 영상을 차등 공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조주빈에게 당한 피해자들로서는 자신들이 나오는 영상이 삭제되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조주빈이 소지하고 있던 영상 외에 퍼져나간 영상을 모두 찾아서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주빈이 공유한 영상을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공유한 것 외에 개인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영상까지 찾아 삭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조주빈 등 최근 잇따른 유사 범죄들은 주로 보안성이 높은 SNS를 통해 이뤄지면서 과거 있었던 '소라넷'과 같은 불법 동영상 유포 사건과는 다른 양상이다. 소라넷의 경우 웹하드에 음란물을 올려 공유하는 방식이라 수사기관에서 해당 사이트를 기술적으로 폐쇄하고 압수수색의 방식으로 웹하드에 올려진 음란물을 압수해 폐기할 수 있었다. 실제로 소라넷은 2016년 폐쇄 조치됐고 올려져 있던 음란물을 모두 삭제됐다. 당시 수사기관은 소라넷을 통해 공유된 영상을 편집한 2차적 저작물까지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박사방의 경우는 다르다. 웹하드에 영상을 올려 다운받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텔레그램이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영상이 공유됐다. 특히 텔레그램 특성상 영상이 공유되면 경우에 따라 별도로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재생되기 때문에 누가 이를 다운받았는지 추적하기도 어렵다. 이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박사방 이용자 전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등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이용자 개개인의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하기에도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 우선 범죄 혐의점이 명확해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할 수 있는데 현행법은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소지한 자만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성인 음란물의 경우 소지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이용자 중 누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다운받아 소지하고 있을지 우선 가려내야 하는데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다.

성범죄 수사경험이 많은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 휴대폰에 자신의 동영상이 있다고 신고한다면 수사에 착수해 휴대폰을 분석해 볼 수 있겠지만 그전에 선제적으로 이용자들의 휴대폰을 압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간 SNS 대화를 범죄 혐의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어보기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헌법상 자유 침해 등 법규 위반 소지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지의 개념도 불명확하다. 웹하드에 게시된 음란물의 경우 그것을 다운로드 받았으면 소지할 의사가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으나 텔레그램의 경우 대화방에서 영상을 본 것 만으로 소지했다고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영상 재생을 소지라고 본다 해도 본인이 볼 의도가 없었는데 영상이 공유돼 자동 재생됐을 경우에도 소지라고 봐야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국제공조를 통해 텔레그램 본사 서버를 살펴보겠다는 경찰측 주장도 현실화되긴 어렵다. 카카오톡 등 SNS 서비스들이 대부분 본사 서버에 저장되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많이 이용되는 카카오톡의 경우에도 본사 서버에 저장되는 기간은 이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이뤄지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분석은 대부분 휴대폰 저장장치에 남아있는 대화기록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텔레그램 본사의 위치를 확인해 협조를 받아 서버를 분석한다 해도 동영상을 전부 찾아내기는 극히 어렵다는 얘기다.

박사방 이용자 중 조주빈과 같이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들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이용자가 있다면 형법상 강요·협박 범죄의 도구로 봐 몰수는 가능하다. 수사기관은 범죄도구를 압수할 수 있고 압수한 물건 중 추후 범죄에 다시 이용될 가능성이 있거나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물건에 대해 폐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피해자들이 수사기관만 믿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신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포털사이트에 피해자의 인적사항이나 관련 정보가 연관검색어나 자동완성어로 오르지 않도록 필터링 해달라고 요청하고 피해 영상을 발견할 경우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현 기자



"'성착취' 처벌 강화해야…피해자가 하트만 보내도 처벌 無"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사진=뉴시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사진=뉴시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공고히 자리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 성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처벌 강화와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 상황에 처한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성문제 관련 센터 등을 찾아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조진경 대표는 현 시스템에선 청소년과 성인이 채팅 등에서 만나 조건만남이나 성매매가 일어났을 때 성인의 법적 책임 보다 청소년이 더 큰 책임을 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소년과 조건만남을 하다 경찰에 붙잡힌 성인 절대 다수가 '훈방 조치'로 풀려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채팅에 아이가 자기 사진을 보내거나 하트 모양 등 조금이라도 호감을 표시하는 표현을 남기면 '청소년쪽도 승인한 것'이라며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이 성인보다 판단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점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청소년이 호기심, 용돈 등으로 혹여 먼저 관계를 요구해도 제지하지 않는 성인을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온라인 그루밍에서 시작해 유포 협박,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 범죄를 성매매와 하나의 범죄로 보고 전반적인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성매매·착취는 한 번 발생하면 가해자가 처벌되더라도 피해자에겐 회복하기 힘든 상처로 남는다. 조 대표는 채팅 모니터링 등을 통해 행위가 일어나기 전 단계에서 찾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팅앱 업체들이 AI(인공지능) 등을 이용해 성 관련 은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이용자, 채팅방을 찾아 즉시 관련 정보를 경찰에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아니더라도 성매매 등 채팅이 만연한 앱 등에는 성인인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채팅으로 음란 사진·영상을 주고 받을 때는 "절대 질책 말고 성상담센터 등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아이가 이미 대화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등 부모 힘만으로는 빼내기 힘든 상황도 생긴다"며 "감정에 따라 화내거나 휴대폰을 뺏는 것은 아이를 범죄자에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만큼 SNS 범죄도 일상에 젖어들어 누구든지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 채팅을 사용하는 청소년 개인을 탓하지 말고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며 "부모가 평소 친밀한 관계를 다져 아이가 먼저 이상한 사람이 다가왔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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