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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팀 한진' 싸늘하던 국민여론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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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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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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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 앞에서 현직 승무원들과 전직 여승무원 동우회(KASA) 소속 회원들이 역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공항사진기자단
대한항공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 앞에서 현직 승무원들과 전직 여승무원 동우회(KASA) 소속 회원들이 역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공항사진기자단
3개월여간 끌어온 한진그룹 경영권분쟁이 27일 한진칼 (90,100원 상승1100 1.2%) 주주총회를 통해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취재현장에서 목격한 건 조 회장 개인이 아닌 '팀 한진'의 승리였다. 노동조합은 물론 임원과 사원을 가리지 않은 구성원들의 팀워크가 싸늘하던 국민 여론마저 조 회장 쪽으로 돌려놨다.

반면 대척점에 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21,350원 상승250 1.2%)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측 판단은 고비마다 아쉬웠다.

물론 경영권분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임시주주총회를 둘러싼 법원 다툼 가능성이 있는데다 경우에 따라선 다른 지분 싸움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경영권분쟁 1라운드의 결정적 장면들을 되짚으며 '팀 한진'과 '팀 3자연합' 양측의 행보를 곱씹어본 이유다.


"혹시 이런것도 기삿거리가 되나요?"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이기범 기자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이기범 기자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진칼 경영권분쟁이 불붙던 1월 28일, 대한항공 노동조합 한 간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에 우한 행 전세기가 뜬다는데, 후배들을 위험한 비행에 내몰 수 없어서 노조 간부들이 승무원으로 자원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온 기사가 <[단독]우한 가는 대한항공, 노조 베테랑 승무원들 손 들었다>였다.

노조의 결정이 그룹 총수를 움직였다. 조 회장은 "노조의 결정에 감동했다"며 1월 30일 출발한 우한행 전세기에 승무원으로 자원해 조합원들과 함께 몸을 실었다. '보여주기', '쇼'라는 비난은 조 회장이 이튿날인 31일 교민 367명과 함께 김포공항에 내리자 사라졌다.

측근들은 도착한 조 회장을 대기하던 취재진에 드러내는 대신 뒷문으로 조용히 나가게 했다. "조 회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명희 고문을 만났답니다."


[취재후기]'팀 한진' 싸늘하던 국민여론 돌렸다
조 회장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설 연휴 기간 자택에서 만났다는 제보를 받았다. 복수의 루트를 통해 확인한 후 <[단독]3월 주총 앞둔 조원태 한진회장, 母 이명희 만났다> 기사가 1월 29일 보도됐다. 이틀 후인 31일 조 전 부사장은 남동생과 엄마, 여동생(조현민 한진칼 전무) 대신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동맹을 선언했다. '남매의 난'이 공식화된 것이다.

점령군(KCGI·반도건설)에 오너십(조현아)이 결합한 셈이었다. 조 전 부사장과 오래 부대끼며 일하던 사람도 많았다. 점령군이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에게 악재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는 일거에 조원태 회장 편으로 쏠렸다. 3자 연합 선언은 오히려 한진그룹의 결속이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강성부 대표에게 제대로 조언할 사람은 없나요"


KCGI 강성부 대표(가운데)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KCGI 강성부 대표(가운데)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3월 초 만난 금융권 A대표는 "강성부 대표의 결정에 상당히 실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데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KCGI가 본격적인 세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게다가 당시는 3자연합 측이 지분에서 앞서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3자연합은 졌다. 조원태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석한 다른 전문가는 "KCGI는 조현아와 동맹 결정으로 한국 자본시장을 선진화한다는 명분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적대적 M&A(인수합병)의 새 역사를 써 오너 경영의 폐해를 뜯어고치겠다는 명분을 잃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제는 국민연금이 KCGI편을 들 가능성은 제로가 됐다"고도 했다. 실제 3주 후 국민연금은 '조원태 연임 찬성' 결정을 발표했다.


"김석동? 그 김석동?"


임기를 약 10개월 남겨두고 퇴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 공직을 떠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임기를 약 10개월 남겨두고 퇴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 공직을 떠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달 4일 한진칼 이사회엔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조원태 회장 측에서 3자연합에 맞서는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기로 한 날이었다.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이사진의 독립성이다. 이는 곧 인물의 면면으로 설명된다.

명단 공개가 점차 늦어졌다. 오후 5시가 넘어 명단이 나왔다. 첫머리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이 보였다. "그 김석동 말이야?" 데스크(기자의 상사)가 되물었다. 김 전 위원장은 거물이라는 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국민들에게는 물론 정계와 관계에 던지는 메시지에도 무게가 실렸다.

게다가 김 전 위원장이 오래 몸담았던 금융위와 한진그룹의 인연은 말하자면 악연에 가깝다. 선대 회장인 고 조양호 회장의 애정이 각별했던 한진해운은 금융위 결정으로 불과 3년여전 공중분해됐다.

그럼에도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김석동을 추천했다. 오너인 조원태 회장의 눈치를 봤다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조 회장도 받아들였다. 팀 한진의 팀워크가 빛을 발한 또 하나의 사례다. 김 전 위원장은 조만간 한진칼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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