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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원격의료' 만족도 높은데…20년 넘게 못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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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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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원격의료시대] (종합)

[편집자주]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환자와 병원, 약국을 연결해 비대면으로 진료하는 것은 물론 약 처방도 가능하다. 원격의료에 참여한 의사와 환자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병원 내 감염 우려는 물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에 대한 전면적인 도입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의료 받아보니…코로나 공포가 사라졌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여보세요. 00병원입니다. 원격의료 접수한 이민하씨 맞나요? 몸 상태는 어떠세요?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세요?"

직접 병원을 가지 않고 의사한테 진료를 받는다. 내복약 처방도 받고, 약도 택배나 대리인을 통해 수령할 수 있다.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비대면 원격의료 서비스'다.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 진료 등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다.

◆'코로나19' 원격의료 10여분 통화 후 약 처방

오닥터 '코로나119' 원격진료 신청 화면
오닥터 '코로나119' 원격진료 신청 화면

'코로나19는 아닐까'. 며칠 새 두통과 콧물 같은 감기 기운이 느껴졌다. '선별진료소 갔다가 오히려 옮아오면 어떡하지?' 집에 아이가 있으니 병원에 가기 불안했던 차에 모바일 원격의료를 신청했다.

열, 기침, 호흡 등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문진과 간단한 일반 증상까지 진료,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먼저 코로나19 의심증상 관련 문진표부터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심각하면 1339 콜센터로 안내를 받게 된다.

접수 완료 후 'OO가정의원'이라며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본인 확인과 약을 받을 약국을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몇 분 뒤 의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증상이나 약 부작용 여부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전화로 진료를 받는 과정은 생소했다. 묻고 답하는 통화가 10분가량 이어졌다. 대면 진료 때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직접 안 봐도 괜찮은 거냐고 묻자 "직접 진찰을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지만, 경증은 전화 상담으로도 충분하다"며 "처방약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작용 우려도 적은 가장 보편적인 약들로만 처방한다"고 답했다.

통화가 끝나자 진료비 6000원과 계좌번호가 메시지로 왔다. 결제를 하고 약국에 가니 처방약이 이미 준비돼 있었다. 다음날 오전에 담당 의사한테 다시 연락이 왔다. '오늘 상태는 어떠냐'며 경과를 물어왔다. 그는 "코로나19 우려에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게 망설여질 수 있다"면서 "그래도 상태가 나빠지면 병원을 방문해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격진료 후 받은 처방약 /사진=이민하 기자
원격진료 후 받은 처방약 /사진=이민하 기자


◆동네병원도 전화 등 원격의료 수 천건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오닥터, 메디히어, 굿닥, 똑닥 등이 이달 들어 원격의료·처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치과 온라인 상담·예약서비스를 운영하던 오닥터가 이달 10일께 시작한 '코로나119' 원격의료의 누적 상담 신청 수는 2061건이다. 굿닥과 메디히어, 똑닥 등까지 더하면 누적 진료 수는 5000건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들 스타트업과 연계해 원격의료 가능한 1차 병원 수는 150여곳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환자와 병원, 약국을 연결해 원격의료∙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처방약은 가까운 약국을 지정하면 원격의료를 받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약국으로 발송해준다. 직접 수령하거나 택백, 대리수령이 가능하다.

메디히어 원격의료 서비스 화면
메디히어 원격의료 서비스 화면


◆고위험군·경증 환자나 의료진 모두 만족

원격의료가 코로나19 확산 등 감염병을 막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병원 내 집단감염을 막고, 상대적으로 적은 의료 인력·설비로도 많은 환자를 치료·관리할 수 있어서다.

국내 5대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에서도 원격의료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내 병원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중인 의사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등의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고, 경증환자들의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의료진들도 병원 내 감염 우려나 업무부담을 덜 수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면적인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기존 1,2,3차 병원의 의료전달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1차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병 관련 의료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상급병원까지 적용하기엔 오진 위험성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 '원격의료'로 막는다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중앙모니터링본부에서 의료진이 화상통화를 통해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의 상태를 확인 중이다./사진=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중앙모니터링본부에서 의료진이 화상통화를 통해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의 상태를 확인 중이다./사진=서울대병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병원 내 감염은 치명률을 높이고, 의료 인력 공백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최근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원격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원격의료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원격의료로 코로나19 환자 진료

서울대병원은 원격의료를 도입해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를 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 본원에 모니터링 본부를 설치하고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에도 전산망을 깔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생활치료센터 전담인력은 의사 4명, 간호사 13명이다.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은 하루 두 번, 의사들은 이틀에 한 번 영상통화를 이용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환자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생활치료센터에 마련된 장비들로 스스로 맥박, 산소포화도, 체온을 재면 수치가 바로 중앙모니터링센터로 전송된다. 엑스레이 검사 등도 서울대병원으로 전송되고,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판독한다.

만약 원격의료로 판독한 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환자를 생활치료센터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시킨다.

의료기관 내 감염 36%…"원격의료로 접촉 최소화"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가 화상통화를 통해 서울대병원 본원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있다./사진=서울대병원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가 화상통화를 통해 서울대병원 본원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있다./사진=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이처럼 원격의료를 도입한 것은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 92건 중 의료기관 내 감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다.

병원 내 감염은 고위험군인 환자와 의료진이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집단감염보다 위험하다. 코로나19 치명률이 올라가고,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진 인력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중앙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면 직접 대면해서 진료하는 것보다 감염확산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도 원격의료의 장점이다. 코로나19 환자를 대면 진료하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이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해야 하고,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5대 대형병원 전화 등 원격의료 수백건


[MT리포트] '원격의료' 만족도 높은데…20년 넘게 못하는 까닭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도 우선적으로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화 진료를 포함해 원격의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지난달 26일 기준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21곳 △종합병원·병원 169곳 중 94곳 △의원 707곳 중 508곳이다.

국내 5대 대형병원 중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일반 환자에 한해서만 원격의료를 서비스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인 만큼 해당 지역 의료 공백과 추가 감염을 고려해 지역을 특정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예약한 환자들 혹은 재진 환자 중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 원격의료를 시행 중이고, 세브란스병원은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0건이 넘는 원격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약 한 달 간 원격의료가 이뤄진 결과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는 모두 높은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경우 원격의료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며 "의료진들도 고위험군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대해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로 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원격의료 덕분에 병원을 직접 찾는 환자들이 감소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줄어들었다"며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적어졌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코로나로 효과 입증됐지만…제도는 20년째 제자리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증가되며 선별진료소 운영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선별진료소에 검체채취를 위한 1인 '감염안전진료부스'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감염안전진료부스는 의사와 환자를 분리한 1인 진료부스로 상호 감염위험도를 낮추고 빠르고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증가되며 선별진료소 운영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선별진료소에 검체채취를 위한 1인 '감염안전진료부스'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감염안전진료부스는 의사와 환자를 분리한 1인 진료부스로 상호 감염위험도를 낮추고 빠르고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병원 내 감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원격의료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원격의료는 20여년 넘도록 지속된 해묵은 논쟁거리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공론화됐다. 이후 정권들이 다양한 형태로 원격의료를 추진했으나 번번이 의료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다.

현재는 의사가 환자에게 비대면으로 “물을 마셔라” 권고하는 것도 불법이다. 원격의료 제도의 도입을 위해선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 18대부터 20대 국회까지 꾸준히 개정안의 발의됐지만 단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때부터 ‘의료민영화, 재벌 배불리기’라며 반대 당론을 고수해왔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로 있던 때다.

국정을 책임지게 된 문 대통령은 여러 시범사업 형태로 원격의료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단체 반대가 심해 속도는 내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업무계획으로 ‘스마트 진료’를 내놨다가 의료계의 뭇매를 맞았다.

의료계 거센 반대, 제한적 원격의료 실시

의료계는 의료전달체계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한다.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돼 동네·지방 병원 진료시스템이 무너지고, 비대면 진료로 인한 오진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현행 법체계 내에서 가능한 의료 취약지 거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회적인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원격의료 핵심인 진단과 처방은 환자를 직접 만나야 가능하다 보니 원격 모니터링 정도로 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의료 도입에 관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병원 내 감염’ 차단과 의료진 업무 효율성을 위해 코로나19 사태에 한해 가벼운 증상에 대해선 전화 또는 화상통화를 통한 진료를 허용했다.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재정당국도 관련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의사-환자간) 대면접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복지부가 제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제도적 여건에 맞춰 재정이 따라가는 부분에서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가 미적대는 사이 피해는 환자들과 관련 산업계에 돌아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5G 도입 등 원격의료의 활용도가 보다 높아졌지만, 국내 영업이 불가능해 관련기업들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상황이다.

20대 국회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유기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원격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범 기자



원격의료 스타트업들 "병원·환자 관심높다"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의료분야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계기로 한시 허용된 원격의료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원격의료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29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 케어랩스가 운영 중인 '굿닥'의 원격의료 누적 이용자 수는 약 3000명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상담을 받은 뒤 진료비를 내고 처방전까지 요청한 환자 수다.

굿닥 서비스 내 원격의료가 가능한 병원은 120개 정도다. 업체에 따르면 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인 환자들과 암·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자, 영·유아 부모 등이 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했다. 굿닥의 원격의료 사이트 방문자는 19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24일 정부의 원격의료 한시허용 발표 이후 굿닥은 시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정식 서비스는 이달 초 출시됐다. 업체 관계자는 "규제로 불가능했던 원격의료가 허용되면서 환자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국 병원과 약국 의료 정보 플랫폼인 굿닥은 원격의료 지원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의료 기관 모아보기 △전화하기 △전화진료 받기 △처방전 요청하기 △수납하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격 영상진료 앱을 출시한 스타트업 메디히어는 이달 10일 내놓은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자가 300명이라고 밝혔다. 가입자는 약 3000명 정도다. 당초 메디히어는 미국 시장을 겨냥했으나 원격의료 한시허용 조치로 국내에도 서비스를 무료로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원격의료가 가능한 의사는 현재 7명이다. 앱을 통해 증상을 입력한 뒤 의사와 일정을 잡아 영상과 채팅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등록한 결제수단으로 진료비가 지불되고 처방전은 지정 약국으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김기환 메디히어 대표는 "일시적이지만 원격의료 이용자가 하루에 200명씩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 제의도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메디히어는 올해 후속투자를 통해 국내와 미국 내 원격의료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는 일부 종합병원 등과 원격의료 솔루션 제공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체는 원격의료 한시허용 조치에 따라 솔루션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다음 달 초 솔루션 출시 이후 차질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체온, 혈압 등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전용 장비로 측정된 정보를 토대로 전화 상담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의료계 뜨거운 감자였던 원격의료가 정식으로 허용될지는 미지수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들은 여전히 개인의료정보 유출과 책임소재 등을 이유로 원격의료를 전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코로나19로 원격의료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번에는 정식허용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의사·약사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A스타트업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국민들이 비대면 원격의료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원격의료 시스템 도입을 물어보는 병원도 늘었다"며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B스타트업 대표는 "원격의료 제도가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바꿔야 할 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고 복합적으로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를 '조금 도움되는 서비스' 정도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의료계 반발 여전…규제자유특구도 '흔들'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단체가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제자유특구 내 원격의료 추진 등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단체가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제자유특구 내 원격의료 추진 등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범적으로 원격의료를 일부 허용한 강원도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이하 헬스케어 특구)가 본격적인 시행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와 시민단체 등이 원격의료 실증사업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29일 중기부에 따르면 강원도 헬스케어특구는 오는 5월 실증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헬스케어특구는 격오지와 만성질환자 중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혈압 등 정보를 원격 상담·모니터링하고 간호사 입회하에 진단·처방을 허용한 제도다. 2년간 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지, 실증 특례기간을 연장할지 결정한다.

강원도 헬스케어 특구는 환자가 집에서 의료인과 상담·모니터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첫 사례로 도입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구사업을 디딤돌 삼아 20여년째 진전이 없던 원격의료가 발걸음을 떼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의협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혔다. 강원도의사회는 규제자유특구 지정 직후 성명을 내고 오진, 개인정보유출, 과잉진료, 1차 의료 악화 등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의사-환자 간 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원격의료 정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원격의료 실증에 참여하기로 한 의료기관도 철회의사를 밝혔다. 당시 실증에 참여하기로 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은 실증사업이 시작돼도 원격의료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밝음의원 관계자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의 건강정보를 스마트기기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참여하려고 했었다"며 "원격의료 실증사업을 하기위해 (특구사업자로) 참여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MT리포트] '원격의료' 만족도 높은데…20년 넘게 못하는 까닭

중기부는 의료기관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설득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증에 참여하겠다는 특구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강원도 헬스케어 특구가 당초 계획대로 원격의료 실증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석태 강원도의사회 회장은 "원격의료는 특정지역이 경제발전을 위해 급하게 허용할 게 아니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의료의 문제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를 봐야할 문제"라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격의료를 시행할 수는 없다"고 반대의견을 재차 밝혔다.

의료사물인터넷(IoMT), 휴대용 의료기기 등 강원도 특구의 나머지 실증사업만 진행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도 자체는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자체, 의협, 1차 의료기관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의료기관 확보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더 끈질기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승재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회장은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원격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며 "지금이라도 원격의료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분을 제공하고 일부 보완책을 내놓는 등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석용 기자



기폭제 된 코로나…글로벌 원격의료 '후끈'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지난해 2월 미국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미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헬스케어 봇(bot)을 선보였다. 가상 의료 비서가 환자와 채팅으로 증상을 진단하고 상태에 따라 의료기관을 연결해준다. 의료기관은 원하는데로 맞춤 설계를 할 수 있고 EHR(전자건강기록)에 연결해 약국 등 다양한 의료시스템과 연결시켜준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세계적 유행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원격의료시장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개발했다고 밝힌 원격 코로나19 진단봇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헬스케어봇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이 진단봇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병원에 방문하기 전 집에서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입력하고 대처방안을 안내하는 원격 문진 서비스다. 나이와 증상, 성별, 발열상태나 호흡기 증상 유무 등을 입력하면 집에서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거나 응급차가 출동할지 판단한다.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만든 이 서비스는 조만간 미국 전역에서 시행될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를 일부 허용하거나 확대한 곳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정부가 의사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한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과 달리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힘을 받을 태세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9조8000억원 규모의 긴급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했는데 여기엔 원격의료에 대한 연방의료보험제도 지원이 포함됐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계가 스스로 원격의료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원격의료 플랫폼 '메다비즈'의 의사 등록 건수가 매주 150% 증가하고 있고,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 '닥터립'도 영상 상담 건수가 40% 늘었다. 이들 회사는 일반환자의 원격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을 우려하는 일반환자의 수요가 늘면서 의사들의 지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밖에 코로나19 치명률이 매우 낮은 독일의 경우 2018년 원격의료 금지제도를 폐지한 이후 시행에 탄력이 붙었고, 2014년 온라인병원을 설립한 중국은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이 통제되자 원격의료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일례로 원격의료기업 징둥헬스의 최근 이용자 수는 종전보다 10배 많은 200만명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인 신현호 의료전문변호사는 "원격의료는 시간상 문제일 뿐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현실적으로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안이자 의료시장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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