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못한지 두 달 째…" '사회적 거리두기' 이제는 지쳤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내달 1일부터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차도를 통제, 2일부터는 보행로를 전면 통제한다./사진= 김창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시민들도 점차 지쳐가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봄이 무르익자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시민들조차 하나둘 지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길 전면 통제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영등포구는 내달 1일부터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차도를 통제, 2일부터는 보행로를 전면 통제한다./사진= 김창현 기자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9786명으로 전날보다 125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이번 주 중으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코로나 사태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말한 '사회적 거리두기'마저 한 달이 넘은 상황에서 하나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장모씨(28)는 "코로나가 대체 언제 끝날지를 모르겠으니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제 점차 날씨도 좋아지고 있어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게다가 다음달 5일까지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연장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개학일을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로 개학일이 또 연장됐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6)는 "외식을 못 한 지 벌써 2달이 돼 가고 영화, 쇼핑, 문화생활 등 여가생활을 못 하는 게 현재로서는 너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생활방역' 전환 검토 … 전문가 "시민 혼란부터 줄여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30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차관은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던 간담회에 참석해 자가격리를 갖은 뒤 업무에 복귀 했다. /사진= 뉴스1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9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생활방역'으로 방침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대응 사회적합의기구를 만들어 생활방역 핵심 지침과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력한 조치를 계속 지속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일상방역으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기구인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마치 2주 동안 집중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말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사실대로 알리고 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 역시 이 사태를 통해 바빴던 일상 생활에 여유를 가지고 취미 생활을 늘려보는 기회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텐데 휴식의 기간으로 생각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사태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