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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의 속풀이 과학]영화 '감기'처럼 '혈장 치료'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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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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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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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혈장 치료 과거 사례 보니

[편집자주] ‘속풀이 과학’은 신문 속 과학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면과 뒷이야기, 혹은 살면서 문득 갖게 된 지적 호기심, 또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과학상식 등을 담았습니다. 
31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중증 코로나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액 속에 코로나19와 맞서 싸울 항체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회복기 환자 혈장을 확보해 면역 방어력을 보이는 항체를 치료제로 준비해 임상시험을 하는 연구과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감기’처럼…완치자 혈액으로 '중증 환자' 치료


2013년 국내 개봉작 ‘감기’에선 치명적 신종 독감(인플루엔자) 발병으로 국가가 혼란에 빠지자 자연 완치된 아이의 혈액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실험중인 연구원/자료사진=사진=신테카바이오
실험중인 연구원/자료사진=사진=신테카바이오
혈장 치료법은 이 같이 완치된 환자의 피에서 혈장을 분리·수혈하는 치료법으로 대게 백신 및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신종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도돼 왔다.

여기서 ‘혈장’이란 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 부분을 말한다. 완치자의 혈장에는 다량의 항체가 있다. ‘항체’는 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혈액에서 생성된 당단백질로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세균·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공격적 항원이 만들어지는데 인간의 신체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항체를 생성하게 된다.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등 다른 약물을 코로나19에 적용하는 신약 재창출 치료법이 ‘경증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면 혈장 치료법은 국내를 비롯 미국·유럽 등에서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인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복기 혈장 치료법의 장점이라면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리는 치료제·백신 보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과 연구개발 비용이 저렴하고, 방법도 간단해 의료기술이 낙후된 국가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102년 전 스페인독감 때부터 시도…전염병 따라 ‘들쑥날쑥’


혈장 치료법은 지난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세계에서 2500만~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간 스페인 독감에서부터 사용됐다. 약 1700명 이상의 환자가 이 치료법을 썼지만, 실제로 효과를 봤는지 여부에 대해선 검증된 기록이 없다.

2002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때도 이 치료법이 일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홍콩 의료진은 약 8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 치료법을 적용, 이 치료법을 쓰지 않은 환자보다 완치 확률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 당시, 서아프리카에서 의료활동을 펼치던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자신도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 완치된 환자로부터 에볼라 항체가 포함된 피를 수혈받아 치료 효과를 봤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때도 국내에서 완치자 2명의 혈장을 채취, 환자 2명에게 투여하는 혈장 치료가 시도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 특별한 차도가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혈장 치료법이 완벽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코로나19 환자들과 접촉하는 가족·의료진들이 전염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있다고 주장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 면역학 전문가인 아르투로 카사데발 교수는 “치료제로 사용되는 혈장은 바이러스 공격을 일정 기간 막아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선 지난달 초부터 회복기 혈장을 이용한 여러 연구가 시도 중이며, 중국 저장대학 연구진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회복기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의 경우 호전 상태를 보이다 상태가 다시 악화된 경우가 있어 해당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고 단정 내리긴 아직 힘든 상태이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부속병원, 워싱턴대학 부속병원 등도 회복기 혈장을 검사하기 위한 실험 계획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최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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