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클럽처럼 만들고 춤추고…#슬기로운격리생활

여의도 벚꽃길(국회 뒤편) 전면 통제를 하루 앞둔 지난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사진= 김휘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시민들도 지쳐가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봄이 무르익을수록 나들이를 하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욕구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다"

최근 강남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 김창현 기자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9786명으로 전날보다 125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이번 주 중으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코로나 사태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말한 ‘사회적 거리두기’마저 한 달이 넘은 상황에서 시민들은 하나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장모씨(28)는 “코로나가 대체 언제 끝날지를 모르겠으니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제 점차 날씨도 좋아지고 있어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달 5일까지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연장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개학일을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여전한 코로나 확산 우려에 개학일은 다시 연기됐다.


전업 주부인 선모씨(52)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 답답해서 우울증 걸릴 것 같다”며 “너무 답답해서 마스크 쓰고 산책은 다니고 있는데 그 외에는 지인도 못 만나는 상황이라 지인들도 다 답답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장기화에 지친 시민들 … 다양한 해소법 등장

인스타그램 검색란이 '슬기로운격리생활'을 치면 500개가 넘는 게시물이 등장한다. 이처럼 시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격리 상황을 이겨내고 있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시민들은 ‘사회적 자가격리’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인스타그램 검색란에 ‘슬기로운격리생활’을 입력하면 500개가 넘는 게시물이 드러난다. 텅 빈 주차장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야외 활동을 대신하거나 자신이 춘 춤 영상을 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최근 홈트레이닝에 빠져있다는 직장인 백모씨(28)는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권해서 집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돼 운동을 시작했다”며 “막상 시작하고 나니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 같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시민들도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이색적인 방법들을 고안해 내고 있다. 한 SNS에는 스페인 시민들이 외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는 모습이 소개됐다. 자택에 클럽을 연상케 하는 조명과 음악 기기를 설치해 공연하는가 하면 이웃 주민들끼리 악기를 준비해 합주를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