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맞은 '만우절'…"가짜뉴스 돌리다 쇠고랑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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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집단 감염자가 쏟아진 가운데 지난 8일 예배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신도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경기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도 만우절은 왔다. 서로 가벼운 거짓말을 주고 받는 날이라지만, 보건당국 등은 만우절을 계기로 한동안 잠잠했던 가짜뉴스가 다시 횡행하는 것은 아닐까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정부가 총선 전까지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퍼졌다. 의사로 보이는 한 남성은 메시지를 통해 "(정부가)코로나19 검사를 못하게 하고 있다. 총선 전까지는 검사도, 확진자(수)도 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실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코로나19 의삼환자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이전에는 의사 소견상 (코로나19가) 의심되면 진단검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CT나 엑스레이에서 폐렴(증상)이 보여야 검사가 되고 그냥 검사를 하면 16만원이 부담되기 때문에 노인들이 대부분 검사를 거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병원을 처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엄포도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이 각종 SNS를 통해 확산되자 정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집단 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의사의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될 때 진단검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실 코로나19를 둘러싼 가짜뉴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정부를 비롯한 국민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와의 전쟁도 치러야 했다. 가짜뉴스는 특히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가장 심했는데, 누구도 겪어본 적 없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불안감은 커졌고 이는 곧 '인포데믹(infodemic)'을 낳았다.

인포데믹은 '정보감염증’으로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다. 잘못된 정보가 삽시간에 감염병처럼 전파돼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다.

인포데믹의 대표적 사례는 성남시 은혜의강교회의 '소금물 소독'이다. 70여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강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신도들의 입과 손에 소금물을 뿌렸다.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된 이 소금물 소독법도 SNS를 통해 전파된 가짜뉴스 중 하나다. 코로나19 예방법이라며 SNS에는 '몸의 염도를 0.9% 이상 유지해야 한다', '바다가 십억년 더럽혀져도 바이러스 하나 없이 청정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3%의 소금 때문"이라는 등의 내용이 퍼졌었다.

이밖에도 '따듯한 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식도를 타고 가 위산에 녹아 없어진다', '재채기를 할 때에는 3m 이상 피해라', '입 가글을 자주 해라' 등의 가짜 예방법과 '숨을 깊게 들이쉬고 10초 이상 숨을 참았을 때 불편함이 없다면 폐에 섬유증이 없다'는 내용의 자가진단법도 한때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파됐다.

가장 많이 퍼졌던 가짜뉴스는 '마스크 재사용'과 관련한 내용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마스크 수급 대란이 벌어지자 SNS등에는 '온도가 70~80도까지 올라가는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죽는다',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에 마스크를 넣고 돌리면 소독 효과가 있다',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리거나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재사용해도 된다'는 가짜 뉴스가 떠돌았다. 당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절박함에 가짜뉴스를 믿었고, 일부는 실천으로 옮겼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정부가 바이러스의 심각성과 후유증을 숨기고 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영구적 폐손상이 온다거나 폐의 섬유화로 폐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등의 내용이 마치 전문 의료인 또는 보건기관에 의해 나온 것처럼 전파됐으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상 가짜뉴스는 모두 처벌 대상이다. 정보통신망법 44조7항에 따르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글이나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유통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도 이달 중순 코로나19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국가의 방역 노력을 방해하고 국민 사기를 저해하는 중대범죄"라며 "악의적 허위사실 제작·유포의 경우 원칙적으로 구공판(정식재판 요구)하는 한편,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거나 지속적이며 악의적인 유포, 음해성 유포는 구속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우절 거짓말로 코로나19 대응에 금이 갈까 싶어 만우절 행사를 건너뛰는 곳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매년 만우절마다 해오던 '만우절 장난(April Fools)'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구글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4월1일 '만우절 이벤트'를 벌였다. 지난 2013년에는 보물지도를, 2016년에는 네이버 로고를 패러디한 구글 로고를 선보였다.

로레인 투힐 구글 마케팅 총괄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코로나19와 싸우는 모든 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농담은 내년 4월로 미뤄두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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