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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雜s]코리아 프리미엄…코로나 이후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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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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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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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50대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코리아 프리미엄 부장'
14년전인 2006년 1월, 이런 요상한 이름의 보직을 맡았다. 고참 기자가 부족한 신생 언론사였던 터라 별의 별 부장을 돌려막기로 맡았지만 그중에 단연 튀는 자리였다. 신년 기획 아이디어 회의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화두를 제안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무릇, 최대한 고민을 했다는 티는 나되 실제 채택하기는 힘든 아이디어를 내는 게 기획아이디어 회의에 임하는 자세여야 하는데. 덜컥 채택이 돼 버렸다. 그냥 뽑힌 정도가 아니라 기자 2명을 전담으로 발령내 담당 부서도 만들고, 기존에 맡고 있던 온라인총괄부장에 더해 겸직하게 됐다. 사장 국장 이하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하례식을 겸해 '코리아 프리미엄 발대식'까지 가졌다. 해외취재도 많이들 나갔고, 이후 정부가 국가브랜드 사업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코리아 프리미엄!' 2006 한국의 화두)

지금은 코리아 프리미엄 하면 “한국의 대외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라 나타나는 선호 현상(네이버 사전)”이라는 뜻으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지만 당시엔 정 반대였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정부나 기업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기준금리에 붙는 가산 금리, 즉 가격 디스카운트를 일반적으로 일컫는 말이 코리아프리미엄이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에선 일상화된 용어가 됐다.

2005년 들어 국가 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전으로 회복됐다. 그 해 뉴욕타임즈는 기사에서 "한국은 이제 정보기술(삼성전자, LG전자), 자동차(기아차, 현대차), 제철(포스코), 조선(현대중공업)과 같은 주력산업의 주도기업들의 본고장이며 초고속열차와 컴퓨터로 통제되는 김치냉장고의 나라이다"라고 묘사했다. 때맞춰 드라마 '대장금'을 필두로 한류 문화가 아시아를 휩쓸었다. 코리아프리미엄 기획이 뜬금 없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코리아프리미엄은 '아직'이고 '걸음마'였다. 뉴욕타임즈 기사속의 "근육을 사용하던 한국이 이제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는 말마따나, 이제 겨우 머리를 쓰기 시작했을 뿐, 코리아프리미엄은 여전히 글로벌 무대에선 변방의 북소리였고, 우리에겐 미래의 아젠다였다.
삼성과 현대차 대장금은 있었지만, 코리아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래서 기업들은 'MADE IN KOREA'를 일부러 감췄다. 국가 브랜드를 감추고 기업 이름만을 내세우는 '보텀 업(Bottom-up)' 마케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0여년, 코로나19라는 괴물과 전대미문의 전쟁을 치르며 한국사회는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시험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고 있다.

고령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거치면서 고소득 자격증 직업인 의대 생명과학 분야에 인재들이 과도하게 몰렸지만, 그 덕에 2006년 6만8000명이던 의사 수가 2018년 10만2000명으로 늘었다. 뜻하지 않은 '의사 10만 양병'이 이뤄진 셈이다.(여전히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업무능력이나 효율성 실제 가동인력으로 치면 '정예'부대라고 본다).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질병관리본부가 만들어지는 등 의료 방어 시스템이 갖춰졌다.
코로나19 진단시약을 초기에 개발한 씨젠 같은 바이오 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광범위한 바이오 분야에 인적 물적 자원이 몰렸다.
의료민영화 논란을 거치면서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국민개보험의 원칙을 지켜내고 국가부담을 늘려 재난대처의 안전판을 강화해왔다.
벤처거품 논란 속에서도 정보통신 기술(ICT)과 금융시스템을 바탕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추적하고 확산을 막아낼 수 있었다. 플랫폼 노동의 확산이라는 그늘 속에서도 세계 최고 배송 유통망과 온라인 상거래 시장 발전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반이 마련돼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으로 대부분의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라고 본다.

요컨대 의료 바이오, ICT, 빅데이터, 유통, 행정에 이르기까지, '애프터 코로나(AC)' 시대 경쟁력의 화두가 될 자산들을 우리는 차곡차곡 쌓아왔다.
강건너 불구경하던 서구 선진국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한국의 대응 방식을
연구하고, 공조를 요청하고, 방호품과 시약을 앞다퉈 찾는 등 한국의 자산을 부러워하고 있다.
'스페인 국민 아나운서'라는 수사나 그리소는 엊그제 프리랜서 작가 손미나씨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검사 시스템이 너무 부럽다...한국은 시민정신과 전염병 방역에 있어 최고 모범답안, 역사에 기록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부러워 하는 건 어느 특정 분야나 기업이 아니라 한국의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우리를 프리미엄을 누리는 국민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전대미문의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19와 맞서는데 완벽한 대응을 기대하긴 힘들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답답한 점도 많다. 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내부와의 전쟁도 치열하다.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단계이다. 하지만 적어도 브랜드 가치로 따질 때 코로나 19사태는 위기 속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무지 → 인지 → 인정 → 선호' 의 단계를 거친다. 인정의 단계를 넘어 '선호'를 향해 가기 시작하는 단계가 '프리미엄'이 붙는 시기이다.
국가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88올림픽을 통해 겨우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상에 알려졌다면(인지), 외환위기 이후 극복과정에서 한국의 개별적 제품이나 문화에 대해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일단 점수를 주고 보는 '선호' 국면으로 나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코로나19사태가 주고 있다.

국가 브랜드가 개별 기업과 상품가치를 높여주는 '톱 다운(Top Down)' 파워를 갖게 될 때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갖게 될 프리미엄은 슈퍼보울 광고나 올림픽 월드컵 스폰서를 한다고 얻어질 성과가 아니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와중에 코리아 프리미엄이라…손가락 오그라든다고?
'국뽕 주사'라도 한 대 맞고 힘내자고 소환해 본 14년 전 '라떼'다..
[50雜s]코리아 프리미엄…코로나 이후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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