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지수 7년 1개월만에 60선 붕괴… "금융위기 전과 비슷"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추이/사진= 건산연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7년 1개월 만에 60선 아래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신규 공사 물량이 줄고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 특히 중견·지방 건설기업의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CBSI가 전월 대비 9.4p(포인트) 하락한 59.5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지난 1월 CBSI는 전월 대비 20.5p 하락한 72.1을 기록했다. 이후 2월과 3월에도 각각 3.2p, 9.4p 감소해 3개월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59.5는 7년 1개월래 최저치로 건설기업의 체감경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3월 지수가 10p 가까이 하락한 것은 2008년 3월(-16.8p) 이후 12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통상 3월에는 봄철 발주 증가로 인해 지수가 3∼5p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3월 지수가 10p 가까이 하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과 지수 수준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신규 공사수주 BSI는 전월 대비 12.1p 하락한 61.6로 6년 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계획됐던 공사 발주가 지연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견 건설기업 BSI 지수가 6년래 최저치인 51.2다. 공사 물량뿐 아니라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 건설기업이 겪는 어려움도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전망 지수는 3월 대비 7.7p 상승한 67.2다. 박 부연구위원은 “4월에는 전월보다 건설 경기가 침체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수가 60선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건설 경기의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