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기술보호 강화..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중소기업 기술에 대한 침해 행위를 더욱 엄격하게 근절하기 위해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된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 공정위 등 관계부처는 주요 기술자산의 선제적 보호부터 기술침해 발생시 피해기업 지원, 사후 피해구제 강화 등을 종합 지원한다.

중기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 기술보호 강화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기술침해 피해구제 강화..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등 도입먼저 중기부는 특허청과 함께 중소기업의 기술침해 피해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디스크버리 제도를 도입한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강력한 기술침해 증거 확보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는 본안 재판 전 증거조사 절차다. 소송에 관계되는 모든 정보를 얻기 위해 활용되는 제도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정모욕죄, 상대방 주장의 인정간주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

특허청은 한국형 디스크버리 제도 내용을 담은 '특허법 개정안'을 발의한 후 지식재산 관련 법률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또 지식재산 침해범죄를 친고죄에서 반의사불벌죄로 전환한다. 현재 특허·디자인 침해죄는 친고죄에 해당돼 범인을 인지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가능하다. 법 개정을 통해 고소기간의 제한없이 없고 신고가 없어도 직권수사가 가능한 반의사불벌죄로 개선하기로 했다.

기술침해 피해기업의 소송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기업과의 기술침해 분쟁에서 승소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중소기업은 비용부담 때문에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중기부는 법무지원단에 지재분야 소송 경험이 풍부한 침해구제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행정조사 결과 시정권고·과태료 부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해기업에게 대형 로펌 수준의 소송대리인을 지원한다.
스마트공장 기술임치 의무화..창업·벤처기업 아이디어 보호아울러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주요 자산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공장에 보안솔루션(SOS)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은 설계, 제조, 유통 등 전 과정이 IT로 연결돼 보안 사고시 모든 공정의 핵심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에 기술임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 세부관리기준'에 의무임치 규정 신설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스마트공장은 문서보안 솔루션, 영상감시, 출입통제 등 보안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하도록 하고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에 보안 전문기관의 관제(기술지킴)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상시 제공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신탁기술의 이전·거래도 활성화한다. 기술보증기금은 대기업 등의 수요기업과 중소기업 신탁기술을 매칭하고 코디네이팅을 통해 대·중소 기술거래시스템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R&D(연구개발)에 임치제도를 확대 도입하고, 창업·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임치제도도 신설해 기술보호를 강화한다.

기술침해행위에 대한 행정조사 신고요건은 완화된다. 중소기업기술보호법상 행정조사 대상 기술은 현재 '합리적 노력'에 의한 비밀관리 여부를 요구하고 있어 기술보호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피해구제를 제한할 수 있다. 이에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처럼 '합리적 노력'을 삭제하도록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수 있도록 기술보호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중소기업 기술탈취 사건은 '상생조정위원회'를 통해 자율적 합의를 유도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29개 과제 중 26개 과제 추진..기술침해 수사·행정 조사권 확대이와함께 중기부는 2018년 추진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29개 이행과제 중 상생협력법 입법 지연 등 3개 과제를 제외한 26개 과제를 정상 추진했다. 정부가 기술탈취 예방과 사후구제를 위한 행정적‧법률적‧물적 지원제도와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기술탈취에 의한 피해구제와 관련, 정부는 중소기업기술 침해행위, 아이디어 탈취행위에 대한 행정조사를 신설했다. 또 상표권 침해에 한정된 수사권을 영업비밀·특허·디자인까지 확대하는 등 기술침해에 대한 수사·행정 조사권을 확대했다.

법률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변호사·변리사의 법률자문을 지원하는 '법무지원단'을 2018년 5월 신설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7개사를 지원했다.

특허침해 소송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특허공제'를 신설해 1409개사가 가입(2019년말 기준)했고, 계약 금액이 479억원에 이른다.

기술탈취 예방과 관련해선 27개 표준하도급계약서에 기술임치 활용 규정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1만건 이상의 신규 기술임치 실적(누적 6만4000건)을 나타냈다. 임치제도는 기술개발 시기·사실에 대한 법적 추정력을 부여해 비공개 영업비밀 보호에 유용하다.

다만 기술침해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은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도입됐으나 상생협력법, 하도급법은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는 향후 입법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