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역대 최고'… 경기·인천↑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올 1분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거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16 대책으로 서울 거래량이 줄어들었으나 경기 인천 등의 거래가 급증한 것이 거래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기준 2006년 이후 최대... 15억 초과 전분기 1/5 수준
2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총 9만8047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는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9만건을 웃돈 것은 올해를 제외하고 주택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진입했던 2015년 9만3348건이 유일하다.

연도별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 /사진제공=부동산114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나 직전 분기 10만4796건에 비해서는 6749건이 줄었다. 12·16 대책에 따른 대출규제와 거래소명 강화, 보유세 부담 등으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전분기 대비 9.1%(6966건) 늘었으나 6억원을 초과한 모든 구간에서 거래가 감소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건수는 715건으로 전분기 3316건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고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의 경우 올 1분기 거래량이 1만5248건으로 전분기 3만2605건 대비 46.8% 감소했다. 고가 아파트 비중이 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거래량이 전분기 대비 70% 감소한 반면 △노원(2362건) △구로(1231건) △도봉(1119건) △성북(1108건) △강서(1021건)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1000건 이상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금액 구간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 /사진제공=부동산114

경기 인천 "매수심리 위축... 분위기 반전 시간문제"
경기 인천 아파트 거래는 급증했다. 인천 거래량은 전분기 1만2315건에서 올 1분기 1만6713건으로, 경기는 5만9876건에서 6만3977건으로 늘었다.


인천에서는 △연수구(3511건) △남동구(3423건) △서구(3097건) △부평구(2792건) 등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연수구는 작년 하반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예비타당성 통과 호재로 송도신도시에 청약열풍이 불면서 재고 아파트시장에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경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6만3,977건으로 지난 4분기보다 6.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원(7902건) △용인(7319건) △화성(5662건) △고양(4456건) △남양주(3743건) △안산(3549건) △부천(3252건) △시흥(3122건) 등이 거래가 많았다. 2.20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군포(2838건)와 오산(1924건)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배 이상 거래량이 늘었다.

지난 2월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경기와 인천의 거래건수가 깜짝 늘었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에 진입한 3월 들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강남3구에서 시작된 거래절벽이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3월 말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인천은 아직까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가격 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규제책과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분위기 반전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며 “2분기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어날 경우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가격 조정 국면이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