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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중국엔 로맨스, 남들은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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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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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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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치는 야음을 틈타 기습적으로 진행된 군사작전 같았다. 지난달 26일 저녁 11시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25시간 뒤인 28일 자정부터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중국은 하늘길도 닫았다. 중국 민항국은 모든 외국 항공사가 앞으로 중국 노선을 한 개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항공사들도 국가마다 한 개 노선만 운항할 수 있으며 운항 횟수도 주 1회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한달에 1200번이 넘는 운항횟수를 기록하던 한국-중국 노선은 30여번으로 줄어들게 됐다. 중국에 들어오는 일일 여객의 수는 기존의 2만5000명에서 4000명으로 감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제 외국인이 중국에 가는 방법은 중국 외교부가 일부에게만 발행해주는 비자를 새로 받고, 몇 장 되지 않는 중국행 항공기를 비싼 값에 사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에 도착하면 2주간의 강력한 강제격리와 코로나19 검사가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평균 170만원에 이르는 호텔격리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일부 격리호텔은 시설이 열악해 격리중인 교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조용히 이중삼중의 잠금장치를 채웠고, 관영매체의 입을 빌어 "'준(準) 국경 봉쇄'가 코로나19와 싸움에 임하는 중국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해외 역유입을 막는 것이 방역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내 1일 기준 누적확진자 8만1554명 중 역외유입 사례 806명의 비율은 0.1%다. 특히 현재 중국으로 유입되는 신규 확진자의 90%는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외국인 신규유입환자는 중국 전체의 0.01%에 불과하다.

중국이 고작 수십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확진자를 막기 위해 취한 조치는 그동안 중국이 주장해 왔던 '상호주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 2월3일 미국이 중국발 여행기의 입국을 금지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한 일이라고는 공포심을 조장하고 확산시킨 게 전부"라고 비난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에선 매일 3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와 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되던 때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나 통하는 중국의 이동통제 전략이 먹혀들어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입국 통제를 시작했다.

특히 한국에서 코로나19환자가 속출했던 2월말에는 우리국민에 대한 차별적인 격리가 중국 곳곳에서 이뤄졌다. 특히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경제적 교류가 많은 산둥(山東)성 같은 곳에서 한국인에 대한 더 강력한 통제가 이뤄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던 중국의 외침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 '(입국금지가)실익이 없고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의 기본 원칙은 상호주의다. 우리 외교부가 예고 없이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실효성이 의문이 되는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약간의 위협요소도 없애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로 보인다. 이들은 이기적인 자신들의 조치를 관련국에 "양해하고 이해해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중국의 이같은 이중적 태도의 바탕에는 강력한 국력이 자리잡고 있다. 국제적 역학관계에 따라 '공포를 조장하는 입국금지'가 '양해해 줘야할 부분'이 되기도 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같은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나라의 힘을 키워야겠지만 쉽게 이룰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음에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는 코로나19의 징비록을 꺼내봐야 할 것이다. 적어도 중국이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해야겠기에 기록해 둔다.

[광화문]중국엔 로맨스, 남들은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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