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km, 경적 울리며 운전해야"… '민식이법'에 불만 폭발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달 25일 시행된 '민식이법'에 대해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민식이 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오전 10시40분 현재 28만6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밖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10건 이상의 청원글이 게재돼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낼 경우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과실로 어린이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망했을 경우 최소 징역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또 어린이가 상해를 입었을 경우 최소 1년 이상에서 최대 15년의 징역을 받거나 혹은 5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청원인들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사고를 줄이는 것은 중요하나 민식이법은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전자의 주의만으로 사고를 피할 수 없음에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음주운전 사고와 같은 중대 고의성 범죄와 순수과실범죄가 같은 선상에서 처벌 형량을 받는 것 역시 형벌간의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도 민식이법과 관련해 과중 처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한 아파트 앞 편도 1차선 도로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30km 이하로 서행 중이던 운전자가 반대편 차선에서 무단횡단하는 자전거 탄 어린이와 충돌했는데, 민식이법 시행으로 처벌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이제부터 초등학교를 지나갈 때 시속 10km로 경적을 누르면서 지나가련다"며 "빨리가라고 뒤에서 경적 눌러주면 오히려 더 좋고"라고 비꼬았다.

또 "학교, 아파트에서 시끄럽다고 민원 들어오면 오히려 좋고. 내가 법을 바꿀순 없으니 정신승리라도 하련다"고 했다.

한편 '민식이법'의 필요성은 지난해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김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처음 제기됐다. 김군의 부모가 후속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10일 국회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