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는 없다"…한국노총 불참 선언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이 2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 광주본부의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시장은 "노동계와 함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2020.4.2 /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3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기존 완성차업체 임금의 절반 수준의 적정임금을 유지하는 대신 정부와 지자체가 주택, 교육지원 등을 통해 소득을 보전해주는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사진=뉴스1 (청와대 페이스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노동계가 어렵게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 협약에 대해 한국노총이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적용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자동차 사업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노총 "정치 놀음으로 전락…상생 방안 강구해야"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놀음으로 전락한 광주형일자리 불참한다"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중단과 협약파기를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광주지역본부는 △노동이사제 도입 △현대자동차 추천이사 사퇴 △원·하청 관계 개선 시스템 구축 △임원 임금 노동자 2배 이내 책정 △시민자문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해왔다.

윤종해 광주지역본부의장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먼저 파기했기 때문"이라며 "광주시는 광주노사민정협의회에서 체결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스스로 파기하고 투명하지 못한 협상, 비정상적인 인사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GGM 경영진은 자격 미달로 보은인사 의혹이 짙다"면서 "자동차기업은 자동차를 잘 알고 광주지역경제에 도움되는 사람이 임원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지역본부는 광주시가 GGM 초대 대표이사로 박광태 전 광주광역시장을 추천한 것에 대해 비판을 해왔다.

노동계의 불참 선언으로 광주형 일자리 협약은 큰 악재를 맞게 됐다. 협약의 첫 사업인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GGM스은 지난해 12월 공장 기공식을 했다.

현재 철골 구조물 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체 공정률이 8.1%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오는 9월 생산 설비·설치, 내년 2월 시운전, 4월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9월 완성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 광주본부의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시장은 "노동계와 함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2020.4.2 /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이용섭 시장 "광주형 일자리 성공시키고 싶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노동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와 함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며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와 수많은 물밑소통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해 온 저희로서는 참으로 당황스럽고 안타깝고 허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적정 노동시간 및 임금 △사회통합 일자리 협의회 구성 △투자협약서 공개 등의 협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은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 소통·투명경영,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등이다.

다만 노동이사제에 대해선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까지 협약이 5년 가까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가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였다"며 "각 주체가 합의한 협정서는 현재로서 지켜져야 하고 새로운 의제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마지막으로 "한국노총 지역본부와 끝까지 함께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상호 믿음과 신뢰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경제 주체의 마음을 헤아려 낮은 자세로 대화를 터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