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부위원장 "시장보다 유리하게 대기업 지원 못한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컨퍼런스콜로 열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α'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대기업 지원 관련해 "정부 지원프로그램이 금리, 보증료율, 만기 등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 가용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일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부터 P-CBO(유동화회사보증), 회사채 시장 지원방안 등 중견·대기업 자금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정부 지원프로그램에 의존하지 말고 '시장조달 우선', '기업의 자구노력 선행'이라는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손 부위원장은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에 대해선 "우리 기업에 대한 애정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투자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하면서도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인 만큼, ‘묻지마식 투자’,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 등은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자료제공=금융위

이날 회의에선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지금까지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은 총 20조원이다.

손 부위원장은 속도감 있는 집행을 강조하면서 "소상공인 전용 정책상품은 적체가 여전하나 6일부터 소진기금 경영안정자금 대출 일부가 기업은행으로 이관되고 기업은행 위탁보증이 본격화되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금융기관 평가때 코로나19 대응 관련 상황을 감안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4월중 산업은행, 기은 등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때 수익성 항목은 제외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관련해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유동성 우려 등에도 분기말 시장상황이 예상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시장 안정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안펀드는 지난 1일 1차로 3조원 조성이 끝나 이날부터 매입을 시작했다. 채안펀드 조성에 앞서서는 산은과 기은이 지난달 30~31일 CP와 전자단기사채를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