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떨어진 서울 집값.."대세하락 or 곧 반등"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가운데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인지, 일시 조정 후 반등한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늘면서 6월 이전 다주택자 매물이 출회돼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언제까지, 얼마나 더 떨어질지는 '코로나19'가 변수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부동산=안전자산'이란 공식이 깨지면서 '서울 아파트 불패' 신화도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다주택자 매물이 소화된 7월 이후 '공급부족'에 따라 결국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제기된다.


하락 도미노, 강남3구->'마용성'->'노도강'..다주택자 매물 얼마나?서울 집값 하락 신호탄은 강남 고가 아파트였다. 투자 목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 중이었던 다주택자 등이 시세 대비 3~5억원 가량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 아파트 전용 107㎡가 20억원대 초반에 거래가 성사됐다. 고점 대비 약 4억원~5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최근 호가 22억원~23억원에 비해서도 파격적인 가격이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17㎡도 5월말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33억5000만원의 '급매'가 나왔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37억원에 거래됐는데 보유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6월 이전 매매를 서두르고 있다.

가격하락 '무풍' 지대였던 강북도 상승폭을 좁히거나 하락 반전했다. 특히 마포구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호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기준으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약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6월 이전에 서울 지역 기준 약 40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일부 출회돼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6월 1일 기준 주택 보유자에게 보유세(재산세+종합동산세)가 연말 부과된다. 다주택자 가운데 10년 이상 보유자는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다. 최근 시세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평균 21% 급등해 보유세 부담은 급증했다. 실제 강남구 은마(84㎡), 래미안대치팰리스(84㎡), 개포주공1단지(50㎡) 세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보유세가 지난해 5378만원에서 올해 8624만원으로 60% 급증한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서울에 다주택자가 40만명 있고, 전국 기준 200만명이 있다"며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부세 부담이 올라가 4월~5월 매물이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운명은? "대세 하락" VS "곧 반등"서울 아파트값이 얼마나 떨어질 것인지는 결국 코로나19가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송인호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발표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코로나19 충격으로 2009년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경기 불확실성으로 '달러자산' 이외 부동산 자산 등은 안전자산에서 제외되면서 주택가격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도 약 7년 만에 60선 밑으로 떨어져 건설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갔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 랩장은 "코로나19여파로 3월부터 급격하게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했다"며 "경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상당한 자산이 투입되는 주택 매입도 줄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폭락장의 시작으로는 보여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공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다는 지적이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보다 공포감이 확산된 게 문제인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지에 반해 어쩔 수 없이 부동산을 던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