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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재고 쌓인 동대문 스포츠용품업체 "이러다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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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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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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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수마저 사라져...전년대비 매출 60~80% 급감

지난 2일 찾은 서울 동대문 일대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최악의 봄을 맞았다. 최근 제32회 도쿄 올림픽까지 한해 연기되면서 관련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에 스포츠용품 업체 간판이 줄지어 걸려있다. /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중구에 스포츠용품 업체 간판이 줄지어 걸려있다. /사진=이재윤 기자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올림픽 특수도 사라져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 밀집한 수십 개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코로나19로 때아닌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다수 업체들이 전년대비 매출이 60~80%가량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업체들은 "재고만 쌓아두고 있다"며 한숨을 몰아 쉬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종목이나 실내·외 여부를 따지지 앉았다. 축구나 야구·농구 등 인기 스포츠 전문용품 업체들을 비롯해 탁구와 배드민턴, 볼링이나 복싱 등 종합용품을 취급하는 업체들도 매출이 급락했다. 단체 유니폼 수요도 급감했다.

30년 넘게 스포츠용품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A사 대표는 "아무리 큰 경제위기가 와도 사람들이 운동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올해처럼 매출이 떨어진 건 일을 시작하고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대문 인근 복합 쇼핑몰 내 대형 스포츠 브랜드도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수요가 급감하면서 인력을 감축하고 새벽 5시까지 하던 영업시간도 자정 전으로 줄였다. B업체 관계자는 "하루종일 개시조차 못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업계 분위기를 최악으로 만들었다. 올해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까지 연기되면서 간접효과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스포츠 매장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스포츠 매장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성수기에 불어닥친 코로나19 한파


코로나19는 스포츠용품 업계 성수기에 불어닥치면서 더 깊은 상처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매년 3~4월부터 스포츠 대회 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와 생활체육 활동도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의 20~30%가 발생한다.

국내 스포츠용품 업계는 3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대부분 소상공인에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의 타격이 더욱 직접적이다. 스포츠용품 이외에 시설·서비스업으로 나뉘며 연간 산업 규모는 70조원 가량이다.

문화체육관광부 '17년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3만5845개 전국 스포츠용품 업체 중 1~4인 사업체가 88%에 달한다. 스포츠시설과 서비스업 등 전체 산업에서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90%에 달한다.

코로나19로 국내 주요 프로스포츠도 멈췄고, 유소년 대회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초·중·고교 개학도 미뤄지면서 단체주문도 뚝 끊겼다.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생활체육이나 학교 단체주문 등에 대다수 매출을 기대고 있다.

박성훈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스포츠용품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70~80%이상 줄었다"며 "코로나19로 많은 업종에 피해가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포츠 업계 피해는 매우 직접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스포츠 업계 중심축인 소상공인들이 무너지면 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스포츠 산업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산업이 모두 멈췄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포츠용품 업체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포츠용품 업체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스포츠 업계 뿌리 흔드는 코로나19, 직접지원 절실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직접적인 지원 방안을 확대하고, 임대료 지원 등 소상공인 중심의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기준은 소상공인들에게 쉽게 넘기 어려운 문턱이라고 호소했다.

스포츠용품 C업체 대표는 "사업할 때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시작했고, 1000만원 더 받는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 이미 대출연체도 있다"며 "솔직히 임대료 1~2개월 내고 나면 사업에 쓸 수 있는 건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코로나19 긴급기금(운전자금 특별융자)을 별도로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문턱이 높다. 업체들은 시중은행 담보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조건을 만족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원금은 200억원 규모다.

스포츠용품 업계는 정부의 관심이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스포츠 경기 자체가 줄면서 국민적 관심도 큰 폭으로 멀어졌다. 후원사들의 참여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스포츠 산업계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다. 이번 4·15총선에서도 여당 등 정치권에서 내놓은 체육 관련 정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스포츠 산업 활성화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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