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전쟁 멈추나…원/달러 환율 하락 마감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벌이고 있는 석유 증산 전쟁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되돌려졌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122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 넘게 오르며 1240원선을 뚫기도 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유가전쟁 관련 긍정적 소식이 들려오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꺾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양국이 며칠 내로 유가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전쟁은 지난달 초 러시아가 감산 연장 합의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그간의 감산 조치가 결과적으로 미국 셰일가스 업체를 배불리는 것이라며 단독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즉각 석유생산량을 늘렸고, 유가가 급락했다.

이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을 위협했고, 이 업체들이 회사채 관련 문제로까지 번졌다. 결국 1일(현지시각) 미국 셰일가스 기업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업체가 미국 에너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기업 부실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미 행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데 이어 오는 3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에너지 기업 임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업계 사정을 들을 예정이다.

러시아가 4월 증산 계획을 철회하고, 관련국들 간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세계경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 요인이 일부 완화되면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았다.

오전 중 1680선을 밑돌았던 코스피 지수는 오후 반등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40포인트(2.34%) 오른 1724.8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87% 상승했다.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꺾였고, 장마감 10분여를 앞두고 하락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