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평가손실, 증권사 1Q 순이익 급감 원인-메리츠證

메리츠증권은 3일 주요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평가손실 등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선호주는 키움증권 (123,300원 ▼3,100 -2.45%)을 꼽았다.


김고은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지수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 ELS 운용 손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ELS 관련 마진콜로 시작된 단기자금 시장 경색 우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기업 금융 둔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분석 대상 기업인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의 1분기 순이익이 1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ELS 관련 평가 손실이 발생한 점이 손익 악화의 주된 원인"이라며 "발행 잔고 규모가 크고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가 더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7000억원 가량으로 전분기 대비 13.7% 늘어나 브로커리지 수익이 운용 손실을 일부 만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키움증권 역시 PI(자기자본 투자) 비중이 높아 1분기 운용 손실을 피할 수 없으나 최근 브로커리지 부문 호황이 지속되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9만8000원을 각각 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 (7,150원 ▼140 -1.92%)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으나 목표가는 7200원으로 31.4% 하향조정했다. ELS 자체 헤지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적극적 해외 투자, 특히 글로벌 호텔 투자 비중이 높아 손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지주 (60,900원 ▼900 -1.46%)의 목표가도 28.6% 하향조정됐다. 김 연구원은 "현 지수 상황에서 30% 이상 하락하는 경우도 ELS 증거금 납입을 위한 현금 확보가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 IB부문 손익 둔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NH투자증권 (11,160원 ▼180 -1.59%)의 목표가도 23.5% 하향조정됐다. 역시 ELS 운용 손실이 손익 악화의 주 원인이지만 타사 대비 ELS 발행 잔고 및 자체 헤지 비중이 적어 마진콜에 따른 단기자금 부담은 적은 곳으로 평가됐다. DCM(채권자본시장) 부문의 영업은 지속되고 있으나 ECM(주식자본시장) 및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기업금융 수익 둔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삼성증권 (35,900원 ▼100 -0.28%)의 목표가는 22.4% 하향조정됐다. ELS 발행 규모 및 자체 헤지 비중이 높아 글로벌 주가지수가 반등하기 전까지 헤지비용 발생이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다만 기업금융 및 PI에 있어서 업계 내에서 가장 보수적 전략을 가지고 있어 익스포저(위험 노출도)가 제한적이다"며 "최근 리테일, 브로커리지 환경이 좋은 점도 WM(자산관리) 강자인 삼성증권에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