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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나갈 수도 없고…집으로 '특급호텔'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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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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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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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편리한 드라이브 스루에 럭셔리 담겨…호텔 생존 패러다임의 변화로 호텔 밖·비대면 서비스 확장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은 지난달부터 호텔 셰프가 만든 고메박스를 호텔 입구 회전차로에서 픽업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노보텔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은 지난달부터 호텔 셰프가 만든 고메박스를 호텔 입구 회전차로에서 픽업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노보텔 동대문
"주문해주신 시그니처 박스 바로 넣어드리겠습니다. 수프는 따뜻하게 준비해서 바로 드시면 되고, 함께 주문한 피자는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시면 됩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지난달 20일 모처럼 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식사 장소는 호텔 테이블이 아닌 집이었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풀어 얘기하자면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DT)로 음식을 가져와 집에서 먹었다.

코로나19(COVID-19)로 국내 특급호텔들의 생존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호텔 내에서만 이뤄지는 대면 접촉 서비스를 핵심으로 내세우던 호텔업계가 최근 비대면(Untact·언택트)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호텔리어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가 하면, 이커머스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 전례 없는 감염병의 위협으로 공실률이 90%로 치솟는 등 고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기존의 방식으론 내일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드라이브 스루 직접 이용해보니….
호텔 도착해 픽업까지 '2분'


지난달 20일 오전 기자가 롯데호텔 서울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로 주문한 델리카한스의 양갈비세트 2인 세트와 콰트로 치즈 피자가 담긴 박스를 호텔 지배인이 차에 실은 뒤의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
지난달 20일 오전 기자가 롯데호텔 서울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로 주문한 델리카한스의 양갈비세트 2인 세트와 콰트로 치즈 피자가 담긴 박스를 호텔 지배인이 차에 실은 뒤의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
대표적인 서비스가 드라이브 스루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나 스타벅스 등 음료 매장에서나 이용하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한 끼에 수 만원이 넘는 호텔식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최대 호텔체인으로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롯데호텔 서울이 지난달 업계 최초로 마련한 자구책이다.

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와 뷔페 라세느의 메뉴를 엄선한 '시그니처 박스(SIGNATURE BOX)'로, 빠르고 편리한 드라이브 스루 특징에 호텔 고급 서비스를 녹였다. 즉시 주문해 음식을 받는 기존 드라이브 스루와 달리 전날 주문·결제를 마치고 원하는 시간에 픽업하는 방식 차이가 있고, 6~12만원 대로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호텔이 자랑하는 식당의 메뉴를 그대로 집에서 즐길 수 있단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였다. 기자가 전날 예약한 대로 오전 11시에 맞춰 차를 몰고 호텔에 들어서자 정문 로비 앞에 있던 직원이 미리 번호를 인식하고 '드라이브 스루 존'으로 안내했다. 정차하자마자 마스크와 장갑을 낀 호텔 지배인이 음식을 차량에 싣고 레스토랑 식사와 다를 바 없이 메뉴를 설명했다. 정차 후 출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분. 집이나 사무실, 나들이 장소가 가깝다면 따뜻한 상태에서 식사가 가능했다.


호텔리어, 객실 아닌 우리집 벨 누른다
특급호텔 배달 서비스도 뛰어들었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지난달부터 호텔 중식당 팔레드신의 요리를 픽업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 호텔은 지난달부터 호텔 중식당 팔레드신의 요리를 픽업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신세계조선호텔
이 같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다른 특급호텔로도 확산하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지난달 25일부터 다양한 호텔 셰프가 만든 음식을 담은 고메박스를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로 내놨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도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도입, 호텔 중식당 팔레드 신의 요리를 정상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예 고객이 방문할 필요 없이 호텔이 직접 배달에 나서기도 한다. 특급호텔의 호텔리어가 룸서비스차 객실에 들르는 것이 아닌, 직접 고객의 자택 벨을 누르는 것이다.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은 호텔 일식당 스시조와 중식당 홍연, 베이커리 조선델리의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20개 이상 또는 100만원 이상 결제 시 호텔 차량으로 배달한다. 메이필드 호텔도 강서구 마곡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호텔 파인 다이닝의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따른 '엄지족' 공략도 필수로 떠올랐다. 호텔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면 반대로 호텔이 자랑하는 상품을 집으로 배달하자는 역발상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호텔 한식당 온달과 명월관의 대표 메뉴를 가정간편식(HMR) 메뉴로 만들어 마켓컬리에 출시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명월관 갈비탕이 마켓컬리에서만 7만500팩 이상 판매되는 등 예상 외의 호응을 얻으며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의 생존법 중 하나
상수가 된 위기, 지속가능한 전략 개발이 관건


지난달 20일 기자가 주문한 롯데호텔 서울 델리카한스의 시그니처 박스. /사진=롯데호텔
지난달 20일 기자가 주문한 롯데호텔 서울 델리카한스의 시그니처 박스. /사진=롯데호텔
이 같은 서비스들은 신선함을 무기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고객 발길이 뚝 끊기고, 방문객보다 직원이 더 많은 상황에서 나온 자구책인 만큼 호텔 서비스의 본질이나 수익성을 고려하면 기존 서비스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결국 호텔 객실점유율(OCC)를 높이고 각종 연회나 비즈니스 수요로 레스토랑이 붐벼야 위기를 타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감염병 위협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만큼 기존 생존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메르스에 이어 3년 만에 코로나 사태가 닥친 것을 고려할 때 내년에 또 다른 감염병이나 상정 외에 재난이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기존 대면 서비스 뿐 아니라 IT기술이나 쇼핑트렌드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구하는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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