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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유권자' 14만3천명, 첫 선거인데…'선거 교육' 사실상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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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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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면 선거교육 전면 중단 온라인으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학생 관심 끌기 어려워

충북 청주시 오송고등학교 앞에 만 18세부터 선거할 수 있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뉴스1
충북 청주시 오송고등학교 앞에 만 18세부터 선거할 수 있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총선은 투표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고서 처음 시행하는 선거다.

이에 따라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페이퍼 스톤(paper stone)'을 던질 자격을 얻었지만, 교육 현장에서 선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실한 유권자 교육으로 '깜깜이 선거' 우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투표 자격을 얻은 만 18세 청소년은 모두 51만9422명이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유권자는 14만3000명 정도로 교육부는 추산하고 있다.

수치만 따지면 전체 선거인수(4400만4031명)의 약 0.3%에 불과하지만, 사상 최초로 '교복 투표'에 나서는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문제는 교육이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투표에 나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Δ총선의 역사와 의미 Δ투표 방법 Δ선거 운동 Δ정당 활동 Δ금지 행위 등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거교육 공동추진단'을 꾸렸다. 선거교육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부터 예시 중심 정치관계법 위반 사례집 등을 받아 일선 학교에 배포했지만, 학생들에게는 아직 전달조차 하지 못했다. 인터넷에 관련 자료를 올려놓고 '알아서 공부하라'는 식이다.

교육부는 또 선관위와 함께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전문 교육 인력을 파견해 선거교육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선거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이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사실상 시행이 무산됐다.

전국이 코로나19라는 사회재난으로 마비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첫 투표를 앞둔 학생 유권자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첫 투표를 앞둔 충남 아산 한올고등학교 3학년 고미정양은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어떻게 선거에 참여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며 "투표용지가 왜 2장인지, 비례대표가 무엇인지 모르는 친구도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고양은 이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투표 방법 등 자료를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고 있다"며 "교육부나 선관위 같은 기관이 유튜브 동영상이나 문서 자료만 공개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등학교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개학을 앞두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선거권을 갖게 되는 만 18세, 고3 학생들을 위한 선거 홍보물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등학교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개학을 앞두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선거권을 갖게 되는 만 18세, 고3 학생들을 위한 선거 홍보물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정치가 수학도 아닌데"… 일방향 선거교육 실효성 떨어져

교육부는 선관위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18세 새내기 유권자 선거교실'이나 EBS의 선거교육 관련 강의 자료 등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학생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교육 방법이나 일정 등은 개별 학교·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선거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학생들에게 관련 내용을 문자메시지나 가정통신문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 혼자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거나, 문서 자료를 찾아서 읽게 하는 일방향 선거교육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 원주 북원여자고등학교 3학년 이다슬양은 "수학 같은 과목이야 혼자서 인터넷 동영상 보면서 공부할 수 있겠지만, 정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생각도 교환하고 토론도 해야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텐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어 "솔직히 말해서 누가 선거교육 받는다고 선관위 사이트에 들어갈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학교 현장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학기 초 각종 행정 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까지 준비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선거교육까지 일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충남 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김모 교사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준비된 상태에서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누리기를 바란다"면서도 "총선까지 남은 시간도 촉박하고 '온라인 수업' 등 준비할 것이 많아 교사들이 선거교육을 충실히 진행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유진숙 배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성·객관성에 대한 시비를 우려하기 때문에 선거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며 "선관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생 유권자 교육을 챙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는 토론을 기반으로한 민주시민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중학교 때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교육 전문 인력을 일선 학교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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