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의 뜨뜻미지근한 처방전…쌍용차 다시 달릴 수 있나?

쌍용차 창원공장 조립라인에서 쌍용차 직원 모습 /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가 "마힌드라(최대주주)의 철수는 없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여러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장 단기 유동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쌍용차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어려움이 많은데 경영쇄신을 통해 이를 뚫고 나간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선 마힌드라의 추가 재정지원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마힌드라 지원을 포함한 자구책을 발판 삼아 쌍용차는 산업은행의 지원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쌍용차 입장에선 코로나 여파와 맞물린 회사 안팎의 난제들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셈이다.

쌍용차 "마힌드라 철수는 없다…자구노력 추진중"쌍용차 (5,610원 ▼220 -3.77%)는 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마힌드라 측) 400억원 신규자금 투입은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한 조치로 철수 의혹을 불식하고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의 철수 의혹이 이번 지원으로 불식됐다는 것이다.

앞선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마힌드라그룹 자동차계열사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자체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 노사가 요청한 5000억원의 신규 자본금에 대해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3개월에 걸쳐 최대 400억원의 1회성 특별 자금은 투입을 승인했다.

이번 마힌드라의 결정은 '절반의 해결'로 통한다. 일단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는 없애는데 일조했다.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쌍용차 입장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러나 400억원 지원으로 쌍용차가 과연 제대로 설 수 있겠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5000억원 지원은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2022년 수익성 확보를 위한 3개년 사업계획에 맞춰 부산 물류센터 매각 같은 다양한 현금 확보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단기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간 필요한 자금"이라며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조기에 가시화해 차질 없이 (재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직격탄…마힌드라·쌍용차 상황은마힌드라는 앞서 쌍용차에 대해 2300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검토했다. 이번에 투자 규모는 이보다 적은 400억원 수준이지만 업계는 일단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마힌드라 철수 우려는 한시름 놓게 됐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단 마힌드라가 단독으로 쌍용차를 지원하진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라고 말했다.

0마힌드라 역시 코로나19 탓에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 마힌드라의 인도 판매량은 지난 3월 기준 전년 대비 88%나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더 어렵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티볼리 등이 힘을 내며 2016년 9년만에 첫 흑자를 냈다. 하지만 다시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영업손실은 최근 10년간 최대인 2819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며 올 1분기 판매량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쌍용차에 총 6525억원(지분인수 5225억원+유상증자 1300억원)을 쏟아부은 마힌드라로서는 이 시점이 더 민감하고 난감할 수밖에 없다. 쌍용차 지분 74.5%는 지난 3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200억원에 그친다. 투자금액 대비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정부 "지원불가" 쌍용차 기로에 서나
마힌드라의 이번 이사회 결정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압박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일단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쌍용차를 그대로 포기하긴 어려운 상황에서 산은의 지원을 받아내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산은은 대주주 노력이 없이는 대기업을 지원하는 일이 없다는 원칙이 강하다. 정부도 대기업 지원 원칙 중 하나로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산은으로선 현 시점에 쌍용차를 지원해줄 명분이 없다.

산업은행은 이미 두산중공업에 1조원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연이어 쌍용차에 자금을 대주는 것이 쉽지 않다. 총선 정국이어서 정치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쌍용차가 산은에서 빌린 1900억원이 다시 주목받는다. 이중 900억원은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긴박한 상황에서 당장 쌍용차가 7월 만기 채무를 어떻게 처리할 지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