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尹 최측근 검사장 아니면 누구…檢 규명할까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착취 불법 촬영물 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사건 등과 관련해 SNS 이용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 강력 대응 발표를 하고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채널A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현직 검사장이 유착했다는 MBC 의혹보도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진상조사 지시에도 실체 규명은 미지수다. 의혹 당사자들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이미 밝힌 가운데, 뚜렷한 증거 없이 강제조사에 나설 근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2일 MBC와 채널A 측에 녹음파일과 촬영물, 녹취록 등 관련자료를 제공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전날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로부터 진상조사 지시를 받은 대검은 난감한 처지다. 앞서 MBC 보도 다음 날인 지난 1일 추 장관의 사실관계 파악 지시에 따라 대검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해당 검사장과 채널A의 입장을 정리해 법무부에 1차 보고한 바 있다. 채널A 기자가 내놓은 녹취록이 해당 검사장과 통화한 내용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이후 법무부는 2일 오후 감찰관실을 통해 대검에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을 통한 지시는 통상적 절차"라는 법무부 설명에도 법조계에선 대검의 1차 보고가 언론보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지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검은 구체적 근거 확보를 위해 MBC와 채널A에 자료협조를 요청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MBC는 대검의 협조 요청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취재윤리 위반 의혹이 제기된 채널A는 사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대검의 진상조사는 1차 보고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거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의혹 당사자의 주장 전달을 사실관계 파악이라고 할 순 없지만, 제기된 의혹만으로 당사자들의 통화내역이나 휴대전화 제출을 강제할 순 없다는 것이다. MBC 보도에서도 채널A 기자와 해당 검사장의 대화는 음성이 직접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가 제보자에게 직접 통화 내용의 일부를 들려준 것으로 알려져 실제 검사와의 통화이건 기자가 조작한 통화이건 녹음파일 자체에 대한 신빙성은 상당한 상황이다.

'검언 유착'이라는 파장이 큰 의혹이 제기된 만큼 대검이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면 검찰 안팎으로 상당한 부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법무부 '자체 감찰' 가능성도 있다. 여권에서도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요구하고 있다.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MBC 보도 이후 유착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장관 역시 녹취파일 등 근거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감찰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선거 직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총선 이후라도 검언 유착 의혹의 실체를 깨끗히 밝혀내지 못하면 윤 총장에게도 두고두고 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신라젠 대주주 출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대리인 지모씨와 접촉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엔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지씨에게 읽어주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놓으라면서, 취재에 협조하면 가족은 다치지 않게 해주겠다고 압박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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