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될까 무서워 코로나 확진자와 식사" 거짓말…경찰관까지 격리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기 혐의로 입감된 피의자 A씨(33)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거짓말을 해 경찰서 유치장이 임시폐쇄되고 경찰관 12명이 격리되는 일이 발생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6일 A씨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허위진술을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감염병예방법 위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전남 나주경찰서에서 사기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던 A씨는 지난 4일 오후 광주 북부에서 체포됐다.

A씨는 나주경찰서로 이송되기 전 이날 낮 4시35분쯤 광주 서부경찰서에 입감됐다. A씨는 어깨 염증 치료를 위해 경찰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으며 체온 측정 과정에서 37.2도의 미열을 보였다.

이에 A씨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역학조사 과정에서 "지난 2일 금호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식사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경찰은 즉시 A씨가 입감됐던 유치장을 임시 폐쇄하고, A씨와 접촉한 광주 북부와 서부 경찰서 직원, 기동대원 등 총 12명을 격리조치했다. 유치장 관리 경찰관들은 16시간 동안 경찰서 인근 치안센터에 격리됐다.

A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면서 접촉자들의 격리도 해제됐다.

경찰은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은 해외 입국자들 뿐이었다는 점을 들어 확진자 동선과 금호동 식당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A씨를 추궁했다.

A씨는 결국 "구속이 될까 봐 무서워 거짓말했다"고 실토했고 사기 혐의에 감염병예방법과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돼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 사람의 사소한 거짓말로 상당한 행정력이 낭비돼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19로 시국에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