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등교일 몰라도 다시 심을 수밖에"…'27억 작물' 갈아엎은 농가들

머니투데이
  • 정경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9,507
  • 2020.04.08 12:3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MT리포트]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

학교에 납품되지 못하고 버려진 작물을 보는 염현수 농민 /사진=정경훈 기자
학교에 납품되지 못하고 버려진 작물을 보는 염현수 농민 /사진=정경훈 기자
"코로나에 밭이 갈렸어…."

경기 고양 덕양구에 위치한 한 친환경 농가의 밭 9917㎡(3000평)는 황량했다. 이곳은 경기 지역 초·중·고등학교들에 공급되는 상추·쪽파 치커리·얼갈이 등을 키우는 곳이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염현수 농민(64)은 밭을 보며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다음 작물 심는 농민…"급식농가에 정부가 관심 더 가져야"


경기친농연 전체 회원은 1100명 정도인데, 이들은 출하할 물량을 미리 정해 생산량을 맞춰 유통센터에 납품한다. 계약 품목은 52종. 지난 3월 1일부터 이번달 6일까지 총 479톤(t)이 팔려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개학이 연기되며 급식재료들이 모두 갈곳을 잃었다. 작물이 버려지며 농가들에 배분돼야 했던 약 27억4300만원 수익도 함께 날아갔다. 염씨는 "우리 농가에서 "청상추, 근대가 각각 1톤에 350만원씩 나가기로 했다"며 "3월 수익 2000만원 정도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자신이 기른 상추를 바라보는 염씨. 밑동 부분은 팔지 못해 색이 바랬다. /사진=정경훈 기자
자신이 기른 상추를 바라보는 염씨. 밑동 부분은 팔지 못해 색이 바랬다. /사진=정경훈 기자

비닐하우스 상황도 비슷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상추의 윗부분은 싱싱했지만 밑동 잎은 색이 바랬다. 염씨는 "아래 잎들도 팔렸어야 했는데 못팔게 된 것"이라며 "그나마 지자체에서 도와줘 가운데 부분만 좀 뜯어 겨우 납품했다"고 밝혔다.

농가 수입은 소득이면서 다음번에 나갈 작물을 지을 종잣돈이기도 하다. 염씨는 "농민들이 돈 싸들고 농사짓는 게 아니"라며 "개학 여부가 불분명해도 다음 작물을 심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노동자 임금도 그대로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들이 떠나면 농가 자체가 멈추기에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훼 농가 "4월까지가 거의 1년 수입인데"…"실효적 대책 하나도 없다"


원당화훼단지 한 농가 비닐하우스 /사진=정경훈 기자
원당화훼단지 한 농가 비닐하우스 /사진=정경훈 기자

인근 고양시원당화훼단지 상황은 심각했다. 47개 농가가 속한 약 33만㎡(10만평) 규모 단지에서는 장미 등 절화용 꽃, 다육식물등이 재배된다. 비닐하우스들에서는 식물이 자라고 있었지만 대부분 이미 한 차례 판매를 포기한 농가들이 새로 기르는 작물들이었다.

농가들은 코로나19로 졸업식, 예식 등 행사들이 취소되고 외출이 줄며 수입 절벽에 직면했다. 다육식물 재배에 종사하는 최은화 농민(60)은 "지난해 초보다 수입이 60~70% 줄었다"며 "가장 심각한 분야는 장미 농가"라 알렸다.

원당화훼단지 회장 윤지영씨(51)는"꽃 판매 특성상 보통 1월부터 4월까지, 길면 5월까지 1년 수입이 결정된다"며 "이 시기에 불어닥친 코로나19가 회훼농가 2020년 수입을 거의 앗아간 셈"이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는 화훼농가에 빚 걱정을 안겼다. 농가 대부분은 자기 땅 아닌 고양시 임대 토지에서 농사를 짓는다. 비닐하우스 1년 임대료는 보통 1000만원 수준이다.

윤씨는 "수입으로 임대료, 난방비 등 전기세, 인건비 주면 남는 게 없다"며 "이시기 판매액만 따지면 1억5000만원 정도 되지만 실수익은 직장인 연봉보다 적은 경우가 다반사"라 덧붙였다.


"실제로는 받은게 없다…확실한 도움 필요"


농민들은 '희망 고문'이 아닌 확실한 도움을 원했다. 윤씨는 "농협중앙훼에서도 화훼 농가 대책이라고 장기 저리대출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받은 게 없다"며 "지방 사는 농가들은 자식을 도시에 보내 행정상 다가구로 잡힐 수밖에 없어 결국 제외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염씨는 "지자체 도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농가가 자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계비, 실손대책, 일꾼 임금 지급책 등이 나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지자체 사무인 급식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코로나19 무역 불안 상황에서 낮은 식량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KB X MT 부동산 설문조사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