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에 강남주민 '뿔났다'..의견제출 2만건 육박

부동산 공시가격과 보유세가 4·15 총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내려달라는 민원이 2만건에 육박했다.


시세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가격이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 시세 기준으로 책정되는 공시가격은 20% 이상 올랐다. 이 때문에 강남권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왔으나 공시가격 산정 방식에 오류가 없는 한 집단 민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총선 이슈로 부각...마감하루전 2만건 육박해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의견청취 기간 공시가격을 조정해 달라는 의견서가 지난 7일 기준으로 1만7000건을 기록했다. 오늘(8일)이 접수 마감일인 점을 감안하면 2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공시가격(안)을 공개 중이다. 공개된 공시가격에 대해 의견이 있는 사람은 알리미 사이트나 시·군·구청 민원실 등을 통해 의견서를 낼수 있다. 주택 소유주 뿐 아니라 제3자도 제출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의견제출 기간 총 2만8000건이 접수돼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하반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시세 6억~9억원 주택이 14.93% 급등했다.


올해는 시세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의견제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시세 구간별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평균 21.15%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2월 이후 매매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일부 아파트는 시세가 공시가 '턱밑'까지 차오른 현상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대치동 은마아파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등 고가 아파트 단지 입주자들이 공시가격 인상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집단 의견제출은 1건의 민원으로 잡힌다. 올해 의견제출 접수 총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 수 있다.

올해 공시가격은 4·15 총선 이슈로도 번졌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공약으로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 저지'를 내걸었다. 강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 경감'을 거론해 불을 붙였다. '공시가격 인상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이날까지 1만8000명이 참여했다.

다만 제출된 의견서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부분이 "전년 대비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거나 "시세가 하락했는데 공시가격을 올려 보유세 부담이 크다"는 등의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토부는 의견청취 기간이 끝나면 이달 29일 공시가격 결정 공시를 내고 다음달 29일까지 이의신청을 받는다. 조정이 필요하면 6월까지 재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