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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뒤늦은'긴급사태 선언…코로나 너머 '개헌'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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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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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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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4월 7일(화) 도쿄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가운데 한 보행자가 TV 뉴스를 보기 위해 멈춰서있다. 아베 총리는 도쿄 등 7개 지역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어를 강화하도록 비상사태를 선포했다.(AP 사진/유겐 호시코) / 사진=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4월 7일(화) 도쿄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가운데 한 보행자가 TV 뉴스를 보기 위해 멈춰서있다. 아베 총리는 도쿄 등 7개 지역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어를 강화하도록 비상사태를 선포했다.(AP 사진/유겐 호시코) / 사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긴급 사태를 전격 선언했다. 그간 아베 총리는 비상사태 발령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과 국민들의 혼란을 우려해 선언을 미뤄왔다. 그러나 도쿄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자가 급증하고 일본 의료계에서 시스템 붕괴 우려 목소리를 내면서 더이상 비상사태 발령을 늦추기 어려워졌다. 일본 안팎에서는 아베 정권이 긴급사태를 개헌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부 대책 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도쿄, 가나가와(神奈川), 사이타마(埼玉), 지바(千葉), 오사카(大阪), 효고(兵庫), 후쿠오카(福岡) 등 7개 지방자치단체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8일 오전 0시부터 5월 6일까지 효력이 있다.


경제 타격 우려에 긴급사태 미뤄…비판 여론·의료계 우려에 '사실상' 굴복


그간 일본 정부는 비상사태 발령과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아사히 신문은 긴급사태 선언을 미룬 가장 큰 이유는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였다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비상사태 선언을 재촉하는 요구에 "(선언으로)경제가 터무니없게 동요할 수 있다"고 반대해왔다.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늦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면서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긴급 사태 선언이 늦었다는 식으로) 그렇게 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사태 선언을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상당히 많았다"며 "아베 정권으로선 전체적인 여론 방향이 긴급 사태 선언을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긴급 사태 선언을 반대하지 않게 됐고, 이 때 선언을 하면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사회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병상이 부족하다며 '의료 위기 선언' 등 의료 붕괴 우려를 호소한 것도 긴급 사태 선언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에 "의료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비상사태 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은근한 강제성…국민들에 경각심 심어주는 효과도


전문가들은 긴급 사태 선언이 바이러스 확산 억제 효과를 발휘하려면 국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긴급 사태 선언이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긴급 사태가 선언되면 대상 지자체의 지사가 대중 장소의 사용 제한을 요청 또는 지시할 수 있고 휴업 등도 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어기더라도 벌칙은 없다.

아베 총리는 긴급 사태 선언 후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여러분이 행동을 바꾸는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을 70~80%가량 줄일 수 있다면 2주 후에는 감염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긴급사태 선언이 사실상 은근한 강제성을 가지고 있고, 그 무게감 때문에 국민들이 심리적 경각심을 가지게 되면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도 우세하다. 아사히 신문은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긴급 사태를 유럽의 도시봉쇄와 동일하게 보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사카 교수는 "긴급 사태의 '요청'은 사실상 명령에 가깝다"며 "비상사태 선언 자체가 은근한 강제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 사태 선언 시 임시 의료시설을 만들 때 토지나 건물을 소유자의 동의 없이 사용하거나 의약품을 강제 수용하는 등의 조치도 가능해진다.

호사카 교수는 그러면서 "효과가 없으면 선언할 리가 없다"며 "아베 정권은 긴급 사태 선언을 개헌으로 연결시켜 사실상 정권에 어떠한 반기도 들 수 없는 독재상태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긴급사태 관련 기자회견 이전에 중의원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가와 국민이 어떤 역할을 하면서 국난을 극복해야 하는가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무겁고 중요한 과제"라고 말해 개헌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개헌을 언급한 것은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안에 포함된 긴급사태 조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야당은 자민당의 개헌안에 반영된 긴급사태 조항은 위기 상황을 빌미로 국민의 기본권과 의회의 견제 기능을 제약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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