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용성 급매물, 부동산 하락장의 신호인가?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서초구 반포동 등 고가 아파트에서 수억원씩 떨어진 급매가 나오며 대세 하락장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커져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것이란 전망과 많은 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갈린다.


머니투데이 부동산 전문 채널 '부릿지' 맞짱토론 2회에서는 이 연구위원과 두 연구위원이 '강남3구 급매물...하락장의 신호탄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사진=부릿지 캡쳐

▶최동수 기자
공시지가 급등으로 보유세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연구위원님은) 보유세도 매물이 증가하는데 하나의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하시고요. 두 연구위원에게 여쭤보고 싶어요. 부담부 증여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보유세 증가가 시장에 많은 매물을 내놓을 요인이 될 것인지가 궁금해요.

▶두성규 선임연구위원
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생각이니까요. 주택을 사고 파는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물론 보유에 따른 비용 부담은 영향이 있겠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택을 가진 사람에게 엄청난 충격이고 사실은 특히 은퇴자나 이런 분에게는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주택 팔고 사고 하는 부분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가기까지는 다소 인과관계 고리가 조금 약하지 않느냐.

그래서 보유세 부분은 오히려 보유세가 강화되면 고통을 못 이겨서 팔기보다는 21대 국회가 시작되고 난 뒤 아마도 정부에 대해서 조세 부담이 너무 과다하다는 조세저항이라는 새로운 패턴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보고 있어요. 세금 부분을 강화한다고 해서 특정 몇 사람에게는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것이 전체적인 흐름으로 가기에는 제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광수 연구위원
(두 연구위원님) 말씀이 맞으세요. 왜냐하면 보유세가 부담된다고 집을 파는 사람은 당장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두 가지가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결국에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을 때 보유세는 굉장히 큰 부담이 될 거에요.(두성규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대부분 다 그러시잖아요. 보유세 2000만원 괜찮아! 내년에 집값 1억원 오를 텐데 괜찮아 이거에요. 베이스는 이게 필요한 거죠. 우리는 계속 잘못 생각 했던 게 보유세 500만원 내? 2000만원 내? 부담돼서 팔 거 같은데? 아니에요. 사회 과학은 어우러져 표현되고 있잖아요. 조건이 필요한 거죠. 집값이 안 올랐을 때 부담이 되는 거죠. 그런데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이미 보유세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집값이 안 오를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부담이 커지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보유세는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냐면요. 수요자에게 부담을 느끼게 할 거에요. 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강남 고가주택 아파트를 사야 하면 갑자기 보유세를 많이 내면 실제로 집을 사는 사람조차도 부담을 느껴서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죠. 그래서 여러모로 보유세는 어쨌든 조건이 필요하지만 보유세가 강화되면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은 확실하다.

왼쪽부터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사진=부릿지 캡쳐

▶최동수 기자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강남 3구에 좀 더 집중해서 얘기해 볼게요. 그러니까 그 지금 이 시점에서도 매물 한두 개씩 나오고 송파 그다음 반포에서 아파트가 4-5억원씩 떨어지는 매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금 떨어지는, 출회되고 있는 매물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두성규 선임연구위원
최근 언론기사에 몇번 나왔죠. 4-5억원씩 떨어지는 매물이 있고 때에 따라서는 지금 또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강북 지역의 특정 지역은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그런 부분도 있는데요. 제가 볼 때는 신뢰할만한 가격 변동을 보려면 거래량이 동반되어줘야 그것을 하나의 시장의 흐름으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런데 거래량이 지금 굉장히 이번 정부 들어서는 들쑥날쑥 한데다가 최근에 와서는 지금 거래량들이 현재로서는 상당히 예년에 비추어 본다면 굉장히 낮아져 있는 상태라 볼 수 있고요. 특정 어떤 단지나 특정 지역의 거래의 한두 건을 가지고 사실 시장의 하나의 특별한 사례가 아닌, 일반적인 기준으로서의 사례로 소개되기에는 다소 좀 무리가 있지 않느냐.

시장의 흐름을 우리가 한마디로 표현하면 저는 폭락장으로 가기 위한 전조도 아니고요. 또 태풍 전야도 아니다. 그냥 다만 시장은 앞으로 향후에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누구도 긍정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 관망세 속에서 시장을 계속 관찰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불안한 마음들은 모두 가지고 있죠. 저도 불안한데요. 하지만 관찰하고 있는 그런 단계에 들어와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최동수 기자
이 연구위원님 어떠세요. 단순한 특수 케이스 인가요?

▶이광수 연구위원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시장의 변곡점은 이미 도달했다고 생각해요. 또 그동안 정부가 엄청나게 규제를 하잖아요. 그러면 이게 정책의 시차 때문이지 어쨌든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의 변화는 일어나기 시작할 겁니다. 근데 여기서 코로나 19라는 어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났기 때문에 이게 진폭을 결정해주겠죠.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많이 빠질 거냐 더 빠르게 빠질 거냐 결정하는거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데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될지 저희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일단 그걸 배제하고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나라 집값이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 근데 제가 계속 강조하지만 그게 어쩌면 투자나 투기 수요라고 얘기한다면 사실은 지금의 집값 수준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다. 그러고 결국에는 시점의 문제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생각입니다.

▶최동수 기자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시그널은 뭘 보고 알 수 있나요?

▶이광수 연구위원
매물이 쌓이는데요 그런데 거래가 안 된다. 지금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사는 사람도 없잖아요. 그런데 사는 사람이 없는 상황 속에서 매물 나오기 시작하면 드디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서 모 아파트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아파트 특정하면 아파트 주민들이 저한테 엄청...아파트 얘기 안 하는데요. 모 아파트에 금융위기 때 많이 가봤어요. 그러면 거기 매물이 죽 나옵니다. 그래서 산다고 가보면 요즘엔 사는 사람 리스트를 적어 놓잖아요.

그때는 파는 사람 리스트를 적어 놓는다. 가격 가장 낮은 매물부터 협상하기 시작합니다. 18억? 아니요 17억 주세요. 그때는 최근하고 반대다. 17억으로 전화가 온다. 그럼 16억5000만원? 더 재미난 건 그렇게 하잖아. 그럼 또 사기 싫어요. 생각해볼게요. 하고 끊었다. 이것처럼 매물이 쌓이는 게 전조 증상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부릿지 캡쳐

▶두성규 선임연구위원
전조 증상을 하나만 첨언하면 매물은 적체된 가운데 또 하나의 특징은 그런 게 쌓이고 쌓인 매물들이 쌓이는 정도로 끝나버리면 사실상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이 최 극단적으로 가면 그것이 경매 시장으로 넘어간다.

경매시장에서는 1회 유찰 내지 2회 유찰되면 20~30% 다운되는데 그 물건이 낙찰되고 외부에 소개가 되면 또 다른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악순환이 거듭하면 말 그대로 폭락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시장 상황은 굉장히 그런점에서 코로나 사태가 두 달 정도 집중적인 타격 있었음에도 경매 시장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말씀하신 대로 매물도 쌓이는 증상을 강남에서도 확인하기는 어렵다. 특정 사례가 거래가 낮게 체결되었다더라 라는 통신까지만 있다. 공인중개사 사무실마다 매물이 쌓이고 쌓이고 넘치더라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 시장 상황은 조심스럽지만 관망세 정도로 해석을 하자.

▶이광수 연구위원
지금은 그런 거죠. 잘 생각해보셔야 할 게, 사실 코로나19가 큰 문제이긴 한데 두 달 됐다고 해서 내가 투자한 집을 바로 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까 반대로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한다. 사는 사람들은 떨어질 땐 안 사려고 하고 올라갈 때 사려고 한다. 파는 사람도 똑같다. 파는 사람도 올라갈 때 안 팔려 한다. 언제 파냐? 떨어질 때 판다.

올라갈 때 가격이 가만히 있을 때는 가만히 있어요. 그러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먼저 팔려고 난리를, 이게 바로 전형적으로 심리가 현상을 만드는 거다.

파는 사람들은 팔려고 하고 (사는 사람들은) 안 사려고 한다. 그럼 가격이 더 내리는 거에요. 여기서 다시 강조하고 싶은 건 예전에 미분양을 말씀하셨는데 예전에는 흡수장치가 좀 있었어요. 실수요자 비율이 컸기 때문에 그렇게 나와도 버티고 했어요. 미분양 아파트 같은 경우 2008년에 16만5000가구 증가하고, 준공 후 미분양 5~6만가구 육박하는데요. 준공 후 아파트를 거의 40~50% 할인해줬어요. 건설사가 그런데도 안 팔렸다. 집값이 그렇게 빠졌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만약 투자목적으로 누군가 샀다면 50% 싸게 내놓아도 안 팔렸어요. 다들 자기 집에 껴안고 있었으니까 버틴 거죠.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양상이 달라서 내가 버틸 수 있는 집이 그게 시장을 움직이지도 않고 다주택자나 투기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지금 서울에 다주택자 40만 넘고 전국 200만 넘어요. 이분들이 2주택자를 다 갖고 있잖아요. 주택담보대출이 얼마나 많이 증가했습니까. 거의 한 2.5배 정도 증가했는데 다 빚으로 이뤄졌어요. 유동성이라고 하지만 좋은 말로 유동성이지만 나쁜 말로는 빚이다. 다 빚으로 올린 집인데 여기서 뭔가 좀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사진=부릿지 캡쳐

▶질문
그러면 지금 저금리여서 사실 투자한 사람들이 이자 버틸 수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물건을 던지는 트리거가 뭐가 될 수 있나요?

▶이광수 연구위원
보유세도 트리거가 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트리거는 집값 하락 리스크에요. 심리를 움직이는 거니까.

▶질문
아직 사람들이 집값 하락할 거라고 믿진 않고 있다는 거죠?

▶이광수 연구위원
안 믿고 있죠. 지금은 절대. 하락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집이 없는 사람들뿐입니다. 바라는 거죠. 집이 없는 사람들은 집값의 결정권자가 아니에요. 누가 집값을 결정합니까. 집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이 얼마에 가격을 내놓느냐가 관건이에요.

시장에서 수요가 없다고 해서 빠지진 않는다. 아주 독특한 특성이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에요. 이 사람들이 내놓을 때 집값 결정되는데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매물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집값 상승 기대감 떨어지고 보유하는 부담이 커지는 거죠.

기획 부릿지
진행 최동수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김소영 기자, 방진주 기자
편집 이상봉 기자
그래픽 신선용 디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