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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 위기극복, 신속한 재정투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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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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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마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거의 경제위기들은 대부분 그 원인이 분명했다.

주된 원인은 과도한 주가상승이나 부동산 버블과 같은 경제의 쏠림 현상이었다. 이로 인해 펀더멘털(내재가치)과 가격 간에 괴리가 발생하고 그것이 한계에 이르면 가격이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을 붕괴시킨다. 이 경우 정부는 마비된 시장을 대신해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선별하고 기업 부실이 전염되지 않도록 우량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효과적인 위기극복책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경제위기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제 시스템 자체는 한 달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소비하려 하지 않고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금융부문의 유동성 과잉에 따른 경제 왜곡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비 위축과 거래 마비가 문제다. 감염의 두려움이 쓰나미가 되어 전체 경제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최선의 정책은 신속하고 과감한 재정투입을 통해 쓰나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피해로 인한 고통이 심각한 곳을 신속하게 지원해 피해가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그중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가장 긴급한 문제다.

국내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은 2015년 기준 1863만원이다. 고객 단가 1만원짜리 음식점이라면, 시간당 6명 정도의 고객이 들어와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시간당 6명은 고사하고 하루 6명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의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2월말 서울, 대구의 유동인구가 월초 대비 약 70 ~ 80% 감소했다. IMF(외환위기), 사스, 메르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객이 감소하고 있다.

이들 생계가 절박한 자영업자들에게 과거와 같이 금융기관을 거쳐 신용도를 따지고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면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에게 수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방역에서도 확인되었듯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자금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정부가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2조2000억달러의 슈퍼 부양책을 내놓고 영국 정부가 무이자로 자금을 뿌리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정부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12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신용등급 4~10에 해당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연이율 1.5%의 저리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 자금은 위기 상황에서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브릿지론으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대출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부는 자금 지원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원스톱으로 심사와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고 4월부터는 홀짝제로 신청 날짜를 달리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전례 없는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마스크처럼 정부가 자금 지원도 줄 세우고 있다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비판보다는 자금 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줄이 늘어섰다면, 금융권의 퇴직심사역을 투입해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줄서기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

석학 스티글리츠는 "전쟁에 돌입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지지 않았다. 필요한 곳에 재정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각 나라마다 정부의 재정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투입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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