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 재확진' 국내 50건…치료 덜된걸까, 새로 감염된걸까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후 다시 확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재감염보다는 '재활성화'라는데 무게를 두고 전파력이 있는지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일 대구시 전체에서 확인된 완치 후 재확진 사례가 25건이라고 밝혔다. 전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재확진 사례가 대구 18건을 비롯해 전국 51건으로 발표한 것에서 더 추가됐다.
코로나19 완치 후 다시 양성…재확진 사례 전국 50여건
대구를 비롯해 경북, 세종, 천안 등 전국에서 재확진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의 입소자·직원 등 7명은 지난 4일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 완치 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차례로 푸른요양원에 복귀했다. 완치자들이 집단으로 재확진된 일은 처음이다.

전일 세종시에서도 완치 판정을 받은 4명이 다시 확진됐다. 이중에는 격리해제 후 거의 20일이 가까이 지난 환자도 포함돼 있다. 세종시 2번 확진자의 경우 지난달 18일과 19일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20일 격리 해제됐다. 이후 재확진을 받은 날까지 18일 가량이 지났다.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격리해제 후에도 약 2주간 보건 교육을 진행하는데 2번 확진자의 경우 이 같은 관리기간을 훌쩍 넘어선다. 또 충남 천안에서도 완치후 격리해제된 50대 2명이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 '재활성화' 무게… 재발 VS 재감염 차이는?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다양한 특성 탓에 몸속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재활성화(재발)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의학적으로 재발과 재감염은 ‘동일 균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발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치료 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몸 속에 약하게 남아 있던 같은 균주가 다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발의 경우 통상 2~3주 내 정도의 짧은 기간에 다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정부가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를 재감염보다는 재활성화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는 격리해제 뒤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양성이 나왔기 때문에 재감염보다는 재활성화 됐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재감염은 양성의 균주가 처음의 균주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가 완치 후 격리 해제 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또 다른 확진자로부터 감염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이 되려면 완치 이후에 새롭게 확진자를 접촉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며 “한두달 이후라도 새로운 확진자 접촉이 없다면 재감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다시 살아나는 건가요"… 재확진 원인은

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그렇다면 재확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국내에서 완치 판정 기준은 2회 이상 음성 결과를 받으면 완치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아직 남아있지만 '위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다수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검체의 종류와 채취 방법, 치료 방법 등에 따라 변수가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실제 바이러스가 몸에 있는데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검체의 종류, 상기도에서 체취했는지 하기도에서 체취했는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치료 과정에서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를 쓰면 바이러스가 억제되면서 음성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검사 키트의 민감도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가장 우려되는 재확진의 경우에도 전파력을 갖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완치자라도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미지의 영역인 만큼 어떤 치료나 항체가 효과적인지 연구도 부족하다"며 "재확진 사례에 대한 완치자 모니터링과 역학조사가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에서는 대변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향후 완치 조사를 할 때 호흡기 뿐 아니라 대변에서도 확인한다던지 검사를 철저히 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