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⅓이닝 던졌던 주권의 자신감 "혹사요? 투구수 적었으니까요" [★현장]

kt wiz 주권이 8일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 중이다. /사진=한동훈 기자

"이닝은 많았는데 투구수는 꽤 적었거든요."

KT 위즈 필승조 주권(25)이 '혹사 후유증'을 가볍게 일축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해 75⅓이닝을 던지며 KT 부동의 필승조로 우뚝 선 주권은 개막 준비를 벌써 완료했다.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순조롭게 몸을 만들었다. KT 불펜진에서 페이스가 가장 좋다는 평가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훈련을 마치고 만난 주권은 2019년에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2020년에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주권은 2015년 데뷔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이 주권에게 맞는 옷을 찾아줬다. 주권은 2019년 71경기 75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2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9의 정상급 성적을 남겼다.


'혹사 논란'이 일어날 법도 했다. 지난해 60이닝 이상 투구한 구원투수 17명 중 출전경기 3위, 투구이닝 1위다. 피로 누적으로 인해 다음 시즌에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권은 이런 걱정을 간단하게 해명했다.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투구수가 적었다. 주권은 "이닝은 많았는데 투구수가 적었다. 힘들다고 전혀 느끼지 못했고 지금 몸을 아주 잘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권은 2019년 1054구를 던졌다. 60이닝 이상 던진 구원투수 17명 중 투구수는 8위로 중간 수준이다. 지난해 KBO 투수들의 1이닝 평균 투구수는 15.8개였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주권은 산술적으로는 66⅔이닝을 던진 셈이다. 또한 주권의 1이닝 평균 투구수는 13.9개에 불과했다.

주권은 "작년은 나에게 뜻깊은 한 해였다. 중간에서 풀타임을 뛴 적이 처음이다. 짧게 1이닝, 길게는 2이닝 전력투구를 하는 법에 대해 배웠다"고 돌아봤다.

주권을 비롯해 김재윤과 이대은이 필승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2019년이 윤곽을 잡아가는 해였다면 올해는 준비된 상태로 개막에 돌입한다. 이강철 감독도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감독은 "불펜이 좋아졌다. 선발이 5회만 버텨주면 우리도 6회부터 싸움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주권은 "책임감을 느끼지만 부담을 갖지는 않는다. 너무 내가 안고 가려다 보면 독이 될 수 있다. 내가 아니어도 누구든 막아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팀의 포스트시즌만을 원한다. 주권은 "지난해 못 간 5강에 들고 싶다. 기대가 더 많이 된다. 자신감이 훨씬 강해졌다. 개막까지 컨디션 유지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