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째 입원 '31번 환자'…바이러스 배출 계속돼 퇴원 못해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31번 환자가 입원해 있는 대구의료원에 출입문 통제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였던 국내 31번 환자(61·여)가 9일로 국내 최장 입원 환자가 됐다. 31번 환자가 9일로 52일째 입원하면서 수천만원으로 추정되는 입원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하느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은 전날(8일) 정례브리핑에서 "50일까지는 31번 환자 외에도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환자가 가장 오래 입원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1번 환자에 앞서 입원한 1~30번 환자는 모두 퇴원했다.

31번 환자는 지난 2월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로 알려진 후 이 환자가 참여했던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중심으로 전국에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폭증했다. 이 환자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음에도 예배에 참여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도 쏟아졌다.

31번 환자가 국내 최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서 이 환자 사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조성되고 있다. 병원비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내야 하는데 병원비만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한 달 이상 입원 중인 사례도 있지만 31번 환자 사례의 경우 입원 기간이 이미 보통의 2배 정도다. 완치까지 소요되는 총 병원비 역시 다른 환자들의 2배 이상 될 수 있다. 평균적으로는 완치까지 보름 정도 걸린다.

31번 환자가 입원한 대구의료원 음압병실은 하루 병실료가 1인실 40만원, 다인실은 22만원이다. 이날까지 병실료만 1000만~2000만원 사이가 부과될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비 등을 합치면 총 병원비는 3000만원이 넘어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지역감염을 유발한 신천지 교회가 31번 환자와 그 외 신천지 교인 환자들의 치료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청원글도 잇따른다.

31번 환자가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대인 탓에 이후 완치도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번 환자 외에도 입원 기간이 50일 정도 되는 환자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1번 환자의 완치 희망은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현재는 중증 치료 후 상태가 나아져 경증 상태다. 다만 바이러스가 계속 배출이 되고 있어 퇴원을 못하고 있다.